하이트진로의 소주 진로이즈백. /하이트진로 제공

하이트진로는 2020년 초록색 병으로 통일돼 있던 국내 소주 시장에 하늘색 병으로 제작된 ‘진로이즈백’을 출시했다. 주류업계가 소주병을 초록색으로 통일한 것은 재활용을 위해서였는데, 진로이즈백 출시로 환경에 악영향이 예상됐다. 이런 가운데 실제로 진로이즈백 공병은 3병 중 2병만 하이트진로로 돌아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진로이즈백 출고량 중 공병이 회수된 비율은 32.2%로 나타났다. 같은 회사의 소주 ‘참이슬 후레시’ 회수율은 115.6%에 달했다. 과거 팔린 병까지 회수가 이뤄진 셈이다.

전체 주류회사 표준용기 회수율은 109.2%이고, 진로이즈백과 같은 비표준용기 회수율은 34.9%다. 주류업체가 생산하는 비표준용기 중 진로이즈백은 92.2%를 차지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처음처럼’ 출시 후 16년 만인 지난 9월 소주 신제품 ‘처음처럼 새로’를 출시했다. 이 제품도 비표준용기인 투명한 유리병을 사용했다.

롯데칠성음료의 소주 신제품 '처음처럼 새로'. /롯데칠성음료 제공

주류업계는 지난 2009년 공병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소주공병 공용화 자발적 협약’을 체결했다. 소주병의 모양을 가장 많이 생산되고 있던 녹색 소주병으로 통일하고, 제조사와 관계 없이 여러 주류회사가 공동으로 사용한다는 내용이었다.

이학영 의원은 “하이트 진로는 소주 시장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한 기업임에도 매출 증대를 위해 협약을 어기고 비표준용기 사용을 강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비판하던 롯데칠성음료마저 최근 비표준용기를 사용한 소주 제품을 출시했다”며 “소주업계 1·2위사가 자원순환을 위한 빈용기 보증금제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