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마약 문제가 논의됐다. 여야 의원들은 최근 마약 사범이 급증하고 있다며, 복지부에 상담·치료를 강화해달라고 요청했다.

관세청이 태국 관세총국과 합동 마약 단속을 통해 필로폰(메스암페타민) 22㎏과 야바(YABA) 29만정, MDMA(일명 엑스터시) 479정 등 불법 마약류 35건을 적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커피믹스에 은닉한 필로폰. /관세청 제공

정신과 전문의로 마약류 중독자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천영훈 인천참사랑병원 병원장은 6일 참고인으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최근 마약 중독 상황에 대해 “굉장히 위험한 수준까지 온 게 현실”이라며 “젊은층과 여성층에서의 확산이 너무 가속도가 붙어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경쟁사회이고 불행지수, 자살률 등이 높아서 마약 중독이 퍼질 수 있는 토양을 가지고 있다”며 “의사들이 처방하는 중독성 약물도 굉장히 많다. (마약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는) 미국보다 더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최 원장은 “마약 청정국 이미지를 지키려는 태도를 빨리 버리고 정부가 통합적인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마약은 한 번이라도 손대면 ‘지옥행 열차’라는 것을 유치원 때부터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마약 중독자를 접하는 전문가 입장에서 천 원장은 “중독자 처벌보다는 치료를 강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환자들이 재활해서 살아갈 수 있는 사회기반이 마련되어야 하는 시점”이라고 제안했다.

마약류 투약 사범 현황. /김민석 의원실 제공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줄었던 마약류 사범이 올해 들어 다시 증가하고 있다”며 “마약류 사범 중 구속되는 인원은 전체의 11%로, 90%가량은 불구속 상태여서 상담과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투약 사범은 재범률이 높기 때문에 재범을 예방해야 하고, 단순 투약 사범이 제조·유통범죄까지 가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며 “중독문제를 관리하지 않으면 정신건강 문제로 확대될 수 있고 그럴 경우 사회적으로 감당할 비용이 매우 커진다”고 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저희 소관은 중독관리, 치료보호 사업 등”이라며 “현재 상태를 정확히 분석한 뒤 대응 방안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마약류 투약 사범은 2020년 9044명에서 지난해 8522명으로 소폭 줄었다. 그러나 이는 암페타민·졸피뎀·프로포폴 등 향정신성 의약품 투약 사범이 6697명에서 5726명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코카인·헤로인·펜타닐 등 마약 투약 사범은 222명에서 338명으로 52.2% 증가했다. 대마 투약 사범도 2125명에서 2458명으로 15.7% 늘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마약 투약 사범은 189명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