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호 태풍 ‘난마돌’ 북상으로 19일 오전 부산·울산·경북·경남 지역에 태풍 경보가 발효되고 강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제주에서는 전날(18일) 저녁 갯바위 낚시꾼이 파도에 휩쓸려 사망했다.

19일 오전 5시 53분쯤 경남 거제시 사등면 한 골프장 철탑이 태풍 '난마돌'로 인한 강풍 영향으로 넘어져 있다. /경남소방본부 제공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난마돌 북상으로 풍랑주의보가 내려진 제주도 북부 앞바다에서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전날 오후 7시47분쯤 제주시 용담3동 해안도로 인근 갯바위에서 낚시를 하던 한 남성이 파도에 휩쓸려 실종된 뒤 오후 11시12분쯤 발견돼 병원에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이 과정에서 해경 구조대원 3명이 파도에 휩쓸리면서 부상을 입었다.

부산에서는 18일 오전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주택 관련 7건, 도로 표지판 파손 등 도로 장애 4건, 간판 탈락 7건, 승강기 오작동을 비롯해 기타 49건, 부상자 조치 1건 등 총 68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18일 오후 8시41분 동래구 온천동의 한 주택에서 강풍으로 인해 쓰러진 화분에 40대 1명이 다리 부분을 다쳐 치료를 받았다. 같은 날 부산 금정구 서동에서는 주택 담장이 떨어져 나갔고 구서동에서는 공사장 가림막이 날아가는 사고가 있었다. 수영구 광안동에서는 에어컨 실외기가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9일 오전 2시10분쯤 부산 영도구 동삼동에서는 건물 외벽이 떨어져 나갔고, 오전4시10분쯤에는 사상구 괘법동의 한 호텔 유리창이 파손됐다. 비슷한 시각 같은 지역의 한 공사장에서 펜스가 쓰러졌다. 이날 오전 3시쯤에는 해운대구 우동에서 도로표지판이 파손됐고, 오전 5시에는 해운대구 재송동 한 아파트에서 방충망이 바람에 날려갈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안전조치를 했다.

현재 부산은 사상구 생태공원 6개소 등 31개소가 교통통제상태다. 거가대교는 오전 6시를 기해 통제 해제됐다.

울산에서도 이날 오전 5시15분 중산동의 한 도로에서 가로수가 쓰러지는 등 피해 신고가 연이어 접수됐다. 앞서 전날 오후에도 울산 북구 산하동에서 가로수가 바람에 넘어지는 사고가 있었다. 경남에서도 거제 둔덕면의 소형 전봇대가 쓰러지는 등 현재까지 강풍으로 인한 피해 신고가 16건 접수됐다.

현재 태풍의 피해가 예상되는 부산, 울산, 경북, 경남 등 4개 시·도 10개 시·군·구에서 620세대 772명이 일시 대피한 상태다. 부산과 울산에서는 태풍으로 인해 101세대가 정전되기도 했다.

제14호 태풍 '난마돌'의 북상으로 18일 오후 7시 59분쯤 경남 김해시 부원동 가로등 램프가 쓰러져 소방대원이 안전조치하고 있다. /경남소방본부 제공

중대본은 태풍 피해를 막기 위해 한라산 국립공원을 포함 7개 국립공원 140개소의 탐방로를 통제하고 있다. 43개 항로 52척의 여객선 운영도 중단됐다. 김포, 제주 등 공항에서 항공기 12편도 이륙하지 못했다. 열차는 22편의 운행이 중단됐고 12편은 운행구간이 조정됐다. 도로 10개소와 둔치주차장 64개소, 하천변 산책로 63개의 접근도 통제되고 있다.

태풍의 영향으로 부산시는 이날 유치원과 초·중·고 모두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다. 울산 5개교와 포항 12개교도 원격수업으로 진행하고 제주, 울산, 경북 등은 등교 시간을 조정했다. 경남 지역 130개교는 정상 등교 후 기상 상황에 따라 학교장 재량으로 학사 운영을 조정하기로 했다.

소방청은 중앙긴급구조통제단 대응 단계를 18일 오후 10시부로 2단계로 격상하고 비상근무 인력을 추가 투입했다. 국방부도 재난대책본부 2단계를 발령하고 응급구조지원 비상대기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산림청은 18일 오후 5시부터 부산, 울산, 경북, 경남 지역 산사태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다. 이외에도 12개 중앙부터 4779명의 인력이 비상근무를 서고 있다.

중대본은 태풍 피해가 예상되는 7개 시·도 지자체에 상황관리 지원을 위한 현장상황관리관을 파견했다. 현재 8개 시·도에서 7629명이 비상근무를 서며 태풍 피해에 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