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석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이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브리핑에서 한 말이다. “(다녀온 유럽 학회에서 의사들이) 이것(브리핑룸에 기자들이 앉아 있는 정도)보다 더 촘촘히 앉아서 강의를 하고 토론을 하면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고도 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상황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전환하고, 실외 뿐 아니라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고 생활하는 옛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리즈 트러스 영국 신임 총리가 7일(현지 시각)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에서 첫 내각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정 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노 마스크’와 관련한 각국의 사례를 열거했다. 먼저 “영국은 이미 1월 말에 실내 마스크 의무를 해제했다”며 “독일, 프랑스, 이스라엘, 미국도 올해 봄부터 일부 시설을 제외하고는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에는 싱가포르도 8월 29일부터 일부 필수 시설만 남기고 마스크 의무를 해제했다”며 “프랑스는 8월 1일에 보건 비상사태 종료를 선언하고 일부 코로나19 방역조치도 해제했다”고 설명했다.

정 단장은 “이들 나라의 공통점은 방역 완화 이후에도 큰 대유행이 없이 잘 유지를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영국은 실내 마스크 해제 당시 100만명 당 확진자 수가 1300명이 넘었지만 지금은 100명대로 유지가 되고 있다”고 했다. 다만 “돌아올 북반구의 겨울을 생각하면 마냥 안정된 상태로 유지는 안 될 것”이라며 앞으로의 상황을 낙관하지는 않았다.

정 단장은 이날 ‘일상’을 강조했다. 브리핑에서도 “오늘은 현재 코로나19 비상대응체계에서 일상적인 코로나19 대응체계 전환 논의를 시작해야 되겠다라는 말씀을 드리도록 한다”며 발언을 시작했다.

앞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지난 14일(현지 시각)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을 끝낼 위치에 우리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지만 끝이 보인다”고 말했다. 정 단장은 “여기서 말한 대유행의 끝은 코로나19의 종식이 아니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각자 나라에서 엔데믹(풍토병화)으로, 또 계절에 따라서 에피데믹(계절유행)으로 변화하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과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왼쪽)이 3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대본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단장은 ‘일상’과 관련해 “독감에 대비해 매년 유행 주의보를 내리지만 우리는 일상을 유지한다. 코로나19도 앞으로 그런 질환이 될 날이 머지않았다”며 “독감과 마찬가지로 백신과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나왔다. 독감과 같은 시스템에 의해서 이 질병은 관리가 가능하게 될 것이라는 자신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이 전세계적 추세에 따라가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 단장은 “세계적으로 팬데믹에 대한 종식이 이어질 때 우리나라만 뒤처져서는 안 된다”며 “출구전략에 대한 준비를 지금부터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점에 대해서는 “제 계산으로는 앞으로 한 6개월 뒤에 본격적인 그런 활동이 재개될 때가 올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 단장은 감염병 관련 주요 정책에 공식적인 자문을 하는 위원회의 위원장이면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을 겸하고 있다. 정 단장의 이날 발언으로 미루어, 앞으로 추가적인 방역 완화 조치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