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환매 중단으로 2500억원대 피해를 일으킨 혐의를 받는 장하원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가 6월8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검찰이 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투자자들에게 수천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힌 장하원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를 구속기소했다.

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채희만 부장검사)는 이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와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장 대표를 구속기소했다. 해외투자본부장 A씨와 운용팀장 B씨는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장 대표 등은 미국 P2P 대출채권이 부실해 손실 처리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숨기고 2018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국내 투자자 370여명에게 1348억원에 달하는 펀드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펀드 전체 환매 금액 중 글로벌 채권펀드에 해당하는 1348억원만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미상환 잔액은 작년 4월 기준 약 2562억원이다.

검찰 조사 결과 장 대표는 2017년 4월부터 미국 자산운용사 운영 펀드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기초자산인 대출채권이 부실해 펀드 환매 중단이 우려되자 같은해 8월 조세회피처에 특수목적법인을 설립, 대출채권 5500만달러(한화 약 720억원)를 액면가에 매수하는 방식으로 환매 중단 위기를 넘겼다.

장 대표는 2018년 10월에는 대출채권 대부분이 손실이 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2019년 2월까지 1215억원 상당의 펀드를 판매한 혐의도 있다. 2019년 3월에는 미국 자산운용사 대표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사기 혐의로 고발되면서 회사가 어려운 사정에 처한 사실을 알면서도 132억원 상당의 펀드를 판매한 혐의도 받고 있다.

디스커버리 펀드는 2017∼2019년 4월 IBK기업은행과 하나은행 등 시중은행과 증권사를 통해 판매됐다. 이후 운용사의 불완전 판매와 부실 운용 등 문제로 환매가 중단돼 개인·법인 투자자들이 피해를 봤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말 기준 환매 중단으로 은행 등이 상환하지 못한 잔액은 모두 2562억원에 달한다.

장 대표의 형인 장하성 주중대사 부부와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채이배 전 바른미래당 의원 등도 이 펀드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