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34)씨는 최근 아르바이트생이 학업을 이유로 그만두자 새로 채용을 하는 대신 서빙로봇 1대를 도입하기로 했다. 인건비가 지속해서 오르고 있으며 구인·교육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겪기가 싫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한 달 간 시범 사용을 했는데 생각보다 효율이 좋았다”면서 “사람 스트레스도 없고 인건비 부담에서도 자유로워 좋다”고 말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식당 등에서 서빙로봇 이용률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9년 50여대에 불과했던 국내 서빙로봇은 올해 3000여대로 급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대면 소비가 급증하고 있고 구인난 심화로 인건비 부담이 커지자 서빙로봇이 종업원이나 아르바이트생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것이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2 제52회 IFS 프랜차이즈서울 상반기' 박람회에서 관람객들이 서빙로봇을 체험하고 있다./뉴스1

자영업자들이 아르바이트생 대신 서빙로봇을 선택하는 데는 지속 상승하고 있는 인건비 영향이 크다. 올해 최저임금(9160원) 기준으로 해도 풀타임 아르바이트를 고용한다면 주휴 수당을 포함해 한 달에 200만원 이상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내년도 최저임금까지 올해보다 5% 오른 시간당 9620원으로 정해지면서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기본 시급 1만원 시대’가 열렸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수요 회복과 인력 유출 등에 따른 구인난으로 자영업자들의 인건비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청년층 사이에서 투자나 배달라이더 등이 인기를 끌면서 아르바이트 지원 자체가 줄었고, 식당 기피 현상이 심화하면서 시급을 올려 공고를 내도 사람을 구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경기 안산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최모(42)씨는 “물가가 오르니 주위 공장이나 건설 현장 일당도 15만원 수준으로 높다. 그러니깐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겠다는 사람은 점점 더 사라지는 것”이라면서 “풀타임 찬모들은 월 350만원 이상을 요구하는데 이를 감당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서빙로봇의 경우 24개월이나 36개월 약정 장기렌탈 형식이라 한달에 30만~70만원선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만기 시 로봇을 반납해도 되고, 돈을 좀 더 내고 만기 때 로봇 소유권을 이전받을 수도 있다.

자영업자들은 서빙로봇이 여러 업무를 소화하는 사람을 완전 대체할 수는 없지만 상주 직원수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대형매장이나 손님이 몰리는 매장의 경우 서빙로봇이 기존 직원들의 업무를 효율화한다는 장점도 있다. 아르바이트를 고용할 경우 기간을 지키지 않고 그만두거나 직원끼리 갈등 등 골치아픈 일이 빈번하다. 친절이나 고객 응대 문제로 고객과 갈등이 벌어질 일도 없다.

전북 익산시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박모(45)씨는 “공단에 위치하고 있어 점심시간이 피크타임인데 직원을 더 고용하기에는 금전적 부담이 큰 상황이라 서빙로봇을 쓰고 있다”면서 “사람처럼 빠릿빠릿하지는 않지만 고정된 렌탈료만 내면 사용할 수 있어 속이 편하다”고 말했다.

경주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이모(50)씨는 “직원수를 최소화하고 서빙로봇을 많이 도입해 직원들이 감독하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운영 스트레스가 대폭 줄었다. 자영업을 하다보면 직원 관리 스트레스가 큰데 로봇들은 고장은 나도 손님과 싸우거나 무단결근 같은 행동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