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밤 9시 29분쯤 서대문역 7번 출구 근처 도로변에는 '노래방'이라는 글자가 크게 적힌 풍선간판(에어라이트)이 번쩍이고 있었다. 같은 시각 음식물 쓰레기를 수거하러 온 차량 한 대는 도로를 침범한 이 풍선간판 때문에 도로 가운데 쪽으로 비스듬히 정차해 있었다.

서대문역 인근 도로변에 나와있는 풍선간판. /김민소 기자

음식물 쓰레기를 수거 일을 하던 50대 남성 A씨는 풍선간판 때문에 수거 차량를 인도에서 멀찍한 곳에 세워야 해 불편을 겪고 있었다. 그는 "도로변에 수거 차를 잠깐 세우고 쓰레기를 수거해야 하는데, 저런 게(에어라이트) 바깥에 나와있으면 수거 차량이 비켜서 주차를 해야 해서 거슬릴 때가 많다"며 "(에어라이트가) 너무 많아서 불법인지는 몰랐다"고 했다.

풍선간판은 옥외광고물 관리법(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에 따라 설치가 불법으로 명시되어 있지만, 밤이 되면 서울시 곳곳의 도로변과 인도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도로를 침범하는 풍선간판 때문에 쓰레기 수거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통행에도 방해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목요일 시청역 인근 유흥가 골목에서도 현란한 불빛을 내뿜는 불법 풍선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풍선간판이 도로 좌우를 차지해 그 사이를 지나가는 사람들은 통행에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이었다. 풍선간판 근처에서 오토바이를 세우고 배달을 하던 정모씨는 "밤에 배달을 다닐 때 저런 기둥(에어라이트)이 나와 있으면 통행할 수 있는 도로 폭이 좁아져서 누구랑 부딪힐까 봐 기다렸다가 가기도 하고, 음식을 받으려고 오토바이를 잠깐 세울 때도 불편하다"고 했다.

풍선간판은 전원을 킬 때만 작동하기 때문에 단속이 어렵다. 평소에는 납작한 통 안에 들어있다가 날이 어두워질 무렵 누군가 전원을 켜야 풍선에 바람이 차면서 광고물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단속은 주로 민원이 들어와야 이루어지는데, 풍선간판 작동이 시작되는 저녁에는 구청에서도 담당 업무가 끝나는 시간이다. 야간에 지자체에서 정찰을 나오더라도 풍선간판을 꺼두면 적발이 되지 않기 때문에 단속이 쉽지 않다.

서대문구청 건설관리과 관계자는 "에어라이트 같은 불법 광고물을 단속하는 업무는 주로 평일 주간에 단속팀에서 한다"며 "풍선간판으로 인한 민원은 주로 저녁시간대에 많이 들어오는데, 그 시간대에는 업무 시간이 종료돼 바로 단속이 어려운 면이 있다"고 했다. 이어 "풍선간판을 설치한 사람들이 발견되면 현장에서 계도를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그 당시에 주의를 들을 때만 잠깐 전원을 끄고 이후에 다시 작동시키는 경우도 많아서 단속에 비해서 실제로 작동되고 있는 풍선간판이 많을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