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시청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성과 및 향후 시정 운영방향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이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새 정부와 협조관계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10년간 서울시가 주택공급을 극도로 억제하면서 생긴 갈증을 해결하기 위해 충분한 신규주택공급을 통해 주택시장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돕겠다는 이야기다. 구도심 개발을 위한 녹지생태도심 계획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설명했다.

백지신탁제도에 대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면서도 보유한 주식은 모두 매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근 논란이 됐던 장애인 이동권 관련 지하철 집회에 대해서는 "장애인의 입장을 이해한다"면서도 "합법적이지 않은 무리한 형태의 시위는 최소화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다음은 12일 열린 오 시장의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주요 질의응답에 대한 일문일답.

-서울시의 주택정책이 궁금하다.

"중산층 이상의 시민들은 신규 주택 공급을 충분히 함으로써 주택 공급의 선순환 체계가 자유시장 경제질서에서 원활하게 돌아가는 것을 가장 바람직한 주택정책으로 생각할 것이다. 지난 10년간 서울시에 공급이 극도로 억제되는 형태의 주택정책을 보면서 그런 갈증이 더욱더 강해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급도 중요하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을 최대한 억제하는 기조 하에서의 주택공급을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의해서 시행하겠다. 어제 새로 국토부 장관에 내정된 원희룡 전 지사와 통화할 때도 이 점에 대해서 공감대를 형성했다. 신정부 출범 이후에 서울시와 협동 관계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무엇보다도 부동산 가격을 자극하는 일이 없도록 최대한 정교하게 접근하겠다."

-장애인 이동권 집회에 대한 생각은.

"서울시가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시끄러운 정치적인 논쟁에 뛰어드는 것이 사태 해결의 지혜로운 해결책은 아니라는 판단으로 다소 의견을 자제하고 있었을 뿐이다. 충분히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누리지 못한 장애인들의 입장을 이해한다. 서울시는 그동안 꾸준히 1역사 1동선 정책을 추구해 왔고, 그렇게 해서 지금 사실상 90% 이상의 지하철 역사에 엘리베이터가 설치가 돼 있다. 앞으로 1역사 1동선에 만족하지 않고 이동권이 최대한 보장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는 약속을 다시 드린다."

-청와대가 용산으로 이전하면 사대문 안의 모습도 달라질 것 같다. 구도심 개발 전략이 있나.

"북악산부터 청와대, 광화문 광장, 서울역, 용산을 거쳐서 한강까지 이어지는 하나의 축이 있다. 그 다음에 종묘, 경복궁, 창경궁을 거쳐서 한강까지 이어지는 축이 있다. 이런 도심지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조만간 빠른 시일 내에 녹지생태도시, 새로운 도시 프로젝트가 발표될 예정이다. 구도심을 재개발해서 보다 쾌적한 업무공간을 만들어내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거기에 더해서 주거공간까지 함께 하는 직주근접의 녹지생태도시 개념이 도입될 예정이다. 빌딩숲과 나무숲이 공존하는 상상만 해도 가슴이 뛰는 그런 형태의 녹지공간을 도시 공간에 구현해 낼 생각이다. 런던이나 뉴욕이 도심의 녹지면적이 15%~25%정도 된다. 서울은 공원을 합해서 7~8% 정도되는데 10% 이상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푸른 공간을 구체화하겠다."

-주식 백지신탁 처분 거부에 대한 입장을 알려달라.

"우리나라 백지신탁 제도는 백지신탁을 받는 금융기관이 농협 하나다. 그리고 농협은 이걸 받자마자 팔고 있다. 백지신탁을 하는 이유는 가장 바람직한 투자를 대행해주겠다는 거다. 이해관계에서 벗어나서. 그런데 받자마자 판다는 것은 매각명령과 다를 게 없다. 그래서 잘못됐다고 생각해서 제도 개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행정심판 진행상황을 알아보니까 조만간 결정이 내려진다고 한다. 재결 내용에 따라 매각하는 형태가 될지 그 전에 매각하는 형태가 될지는 아직 결심을 못했다. 하지만 오해를 불식한다는 차원에서 매각을 하겠다는 결심은 했다."

-국책은행 지방 이전에 대한 의견은.

"국토균형발전을 추구해나가는 과정에서 함께 손해보는 제로섬 게임이 되면 안 된다는 게 제 생각이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정책들이 얼마든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형식논리적으로 균형발전을 해야 한다는 대의명분 때문에 포기하고 함께 손해보는 방향으로 가는 일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금융도시 만든다고 몇몇 국책은행을 지방으로 내려보낸다거나 하는 것은 국가적인 견지에서 보면 자해적인 결과로 귀결될 수 있다. 전 세계 어느 나라가 한 나라에 두 개의 금융도시 정책을 구사하느냐. 뉴욕이 세계 금융중심이고 런던이 세계 금융중심인데 그 나라에 하나로 만족 못 해서 또 하나 만든다는 얘기 들어본 적 없다. 국토균형발전은 정말 필요한 정치적, 정책적 목표라는 것에 저는 100% 동의합니다. 그러나 그 수단으로 구사하는 정책들이 스스로 국가경쟁력을 감소시키는 형태로 나타나는 정책이 혹시 없는지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