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부터 경기도에서 레미콘 운전기사로 일했던 A씨의 작년 한달 평균 수입은 전년 대비 약 100만원 늘었다. 레미콘 업계가 지난해 호황을 맞으면서 일거리가 늘었기 때문이다. A씨의 경우 한달 평균 90건이던 일거리가 지난해에는 100~120건으로 늘었다.

레미콘 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큰 타격을 받지 않은 곳 중 하나다. A씨와 같은 운전기사들은 영업제한 등 방역조치로 인한 영향도 크지 않았다. 그런데 A씨는 1차 방역지원금 100만원을 받은 데 이어 지난 23일 2차 방역지원금 300만원을 추가로 수령했다. A씨가 소상공인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오후 9시에 맞춰 영업을 마친 대구 수성구의 한 횟집에서 종업원이 테이블을 정리하고 있다.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뉴스1

반면 2018년부터 인천에서 2층짜리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는 B씨는 코로나 여파로 매출이 급감했지만, 1차 방역지원금을 받지 못했다. 연매출이 10억원을 초과하는 음식·숙박업소는 1차 방역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B씨 가게의 2019년 12월 매출이 약 2억원이었지만 방역조치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이후인 2020년 12월 매출은 약 60% 감소한 8000만원이었다. 월세·인건비 등 월 고정 비용만 1억원이 넘어가기 때문에 적자를 본 것이다. 작년 매출은 2019년 대비 50% 가까이 줄어들었다는 게 B씨 설명이다.

B씨는 "칸막이도 직접 돈 들여 설치했고, 입구에 150만원짜리 전신소독기도 사고 방역에 철저하게 협조했는데 어처구니가 없다"며 "사업자만 있으면 지원금을 다 주면서 실질적인 손실에 대해서는 챙겨주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서울에 있는 1층 식당들 연 매출은 거의 다 10억원 이상"이라며 "수천만원짜리 월세도 많고, 월 고정비용도 생각하면 실제 가져가는 돈은 훨씬 적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코로나 여파로 인한 영업제한 등 방역조치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들은 방역지원금을 받고, 직접적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들은 못 받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B씨는 최근 2차 방역지원금을 신청했으나 수령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2차 방역지원금의 경우 1차와 달리 10억~30억원 사업체 2만개도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방역지원금 자체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손실이 발생한 자영업자들에게 지원하기 보다는 지원 범위를 넓혀서 마구잡이로 돈을 뿌린다는 것이다. 지원 기준을 명확하게 하지 않다보니 실제로 매출이 증가한 이들에게까지 지원금이 나가고 있는 셈이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10개 소상공인 단체로 구성된 '코로나 피해 자영업 총연대(코자총)' 관계자는 "실질적인 손실을 본 자영업자들은 110만~115만명 정도 된다"며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데, 332만명한테 모두 돈을 준다"고 했다. 이어 "손실을 본 자영업자들은 이런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고 했다.

심지어 방역지원금을 받은 소상공인들 사이에서조차 예산 낭비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A씨는 "나는 못 받을 줄 알았는데, 받게 되어서 오히려 당황했다"며 "콜센터에 전화해 '왜 예산 낭비를 하냐'고 따졌더니 기준에 따라 지급한 것이라고 하더라"고 했다. 이어 "우리도 소상공인이라 부가가치세를 납부하기 때문에 이걸 살펴보면 매출 변동을 알 수 있다"며 "이런 확인 절차도 없이 그냥 줘서 되겠냐"고 반문했다.

2차 방역지원금은 지난 21일 국회에서 의결된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따라 10조원 규모로 결정됐다. 1개 업체당 방역지원금 300만원을 지급하는 것이다. 작년 12월 15일 이전 개업해 올해 1월 17일 기준 영업 중인 사업체를 대상으로 한다. 특히 연매출 10억원 초과 30억원 이하 음식·숙박업소·서비스업 등 2만개사가 지원 대상에 새롭게 추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