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윤석열, 대통령 가능성과 한계'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공정'을 주제로 기조 발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여자고등학교 학생이 군 장병에게 조롱성 위문편지를 보내 논란인 가운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일제 잔재인 위문편지가 아직 유지되고 있다는 게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진 전 교수는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위문편지 쓰는 것은 일제의 잔재”라며 “그때 국가에서 강제로 전선의 황군에게 위문대와 위문편지를 보내게 했다. 그 문화가 아직 남아 있었다는 놀랍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초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국군 장병들에게 보낼 위문편지를 쓰라고 해서 억지로 썼다”며 “‘끝으로 아저씨의 명복을 빕니다’ 이렇게 썼다. 그걸 보고 누나들이 배꼽을 잡고 웃더라”고 했다.

앞서 서울의 한 여자고등학교에서 군 장병들에게 조롱성 위문편지를 보내 논란이 일었다. 편지를 쓴 한 학생은 “군 생활 힘드신가요? 그래도 열심히 사세요”라며 “앞으로 인생에 시련이 많을 건데 이 정도는 이겨줘야 사나이가 아닐까요?”라고 했다.

이어 “저도 이제 고3이라 죽겠는데, 이딴 행사 참여하고 있으니까 님은 열심히 하세요”라며 “추운데 눈 오면 열심히 치우세요”라고 썼다. “군대에서 노래도 부르잖아요. 사나이로 태어나서 어쩌구 저쩌구”라고도 적었다.

또 다른 학생은 “군대에 샤인 머스켓은 나오나요”라며 “아름다운 계절이니 만큼 군대에서 비누는 줍지 마시라”고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학생들에게 강제적으로 위문편지 행사에 참여시키는 게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12일 ‘여자고등학교에서 강요하는 위문편지 금지해주세요’라는 청원이 게시됐다.

청원인은 “이번에 위문편지가 강요된 여자고등학교 학생들에게 배포된 위문편지 주의점에는 명확하게 ‘개인정보를 노출 시키면 심각한 피해를 볼 수 있음’이라고 적혀 있다”며 “이렇게 편지를 쓴 학생에게 어떤 위해가 가해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편지를 써야 한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본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