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 피해자 가족의 폐쇄회로(CC)TV 영상 공개 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인천 층간소음 흉기 난동' 사건 피해자 가족이 사건 당일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하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을 올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25일 '경찰의 안일한 대응으로 한 가정이 파괴된 인천 층간소음 흉기 난동 사건 CCTV 공개를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사전 동의 100명이 넘어 게시판 관리자가 공개 여부를 검토하고 있어 비공개됐다.

사건 당시 피의자 A(48)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중상을 입은 40대 여성 B씨의 여동생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3명의 가족이 중상을 입고 칼에 찔리는 걸 목격하면서 가족 인생이 망가졌는데 경찰을 위해서인지 CCTV 영상을 가족에게 제공하지 않고 있다"면서 "무엇이 두려워 공개하지 않는가"라고 적었다.

그는 "(경찰 현장 이탈로) 10분가량을 지혈조차 못 하고 방치돼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된 언니는 두개골 개방 수술을 받았고 최근에는 뇌혈관이 터져 상태가 좋지 않다"며 "50세가 되지 않은 나이인데 1~2세 아이 지능에 몸 절반 이상이 마비됐다"고 현재 상황을 전했다.

청원인은 그러면서 "경찰은 언론을 통해 사과하고 개혁 의지를 보였을 뿐 피해자 가족에게는 형식적 범죄 피해 지원 외에는 사과 한마디 직접 하는 일 없이 알 권리조차 묵살하고 있다"며 "애타는 가족들의 고통을 헤아려 CCTV 영상을 공개해달라"고 요구했다.

피해자 측은 사건 당시 남자 경찰이 여자 경찰의 등을 떠밀며 현장을 이탈했으며, '우발적 범행'이었다는 경찰 수사 결과와 달리 '계획 범행'이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얼마 전 (피해자인) 형부가 검찰에서 CCTV 영상 일부를 보고 왔는데, 언니가 칼에 찔리는 것을 목격한 여경이 (빌라 계단을) 내려오면서, 반대로 올라오는 형부와 남경을 향해 (피해 사실을 알리자) 남경이 그대로 뒤돌아서 여경의 등을 밀면서 같이 내려갔다"며 "구호를 위해 현장을 이탈했다는 경찰은 형부와 조카가 사투 끝에 제압한 범인에게 수갑을 채워 데려가면서 탈진한 가족에게 의식을 잃은 언니를 데리고 오라고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청원인은 "사건 당일 범인은 언니 집 현관을 칼로 열려다가 칼이 부러지자 칼을 다시 사와 계획적으로 범행했지만, 경찰은 우발적 범행으로 몰아 또다시 가족들을 고통스럽게 했다"며 "경찰이 진정으로 잘못을 인정한다면 CCTV 영상을 감추지 말고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법원은 사건 당시 CCTV 영상을 증거 보전해달라는 피해 가족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수사기관이 관련 형사사건의 증거로 위 CCTV 영상의 사본을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신청인들이 증거보전을 신청하는 CCTV 영상은 추후 본안소송에서 관련 형사사건의 문서송부촉탁 등의 방법으로 충분히 증거조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증거보전 신청을 기각했다.

한편 피해자 가족은 사건 당시 현장 대응을 부실하게 했다는 이유로 해임된 경찰관 2명을 30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특수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할 예정이다. 인천 논현서 모 지구대 소속이던 C 전 순경과 D 전 경위는 A씨가 흉기를 휘두른 상황을 알고도 현장을 이탈하고 곧바로 제지하지 않았다. 그 사이 B씨의 딸이 빌라 3층에서 A씨의 손을 잡고 대치했고, 빌라 1층 밖에 있다가 비명을 들은 B씨의 남편이 황급히 3층에 올라가 몸싸움을 벌인 끝에 A씨를 제압했다.

인천경찰청은 C 전 순경과 D 전 경위를 비롯해 이상길 전 논현서장과 모 지구대장 등 모두 4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