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난 21일 극단적 선택을 한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두 달 전 “(성남도개공이) 나 혼자 알아서 하라는 게 너무너무 상처가 된다”고 말한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연합뉴스는 22일 김 처장이 지난 10월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김 처장은 올해 초까지 대장동 개발의 실무 책임을 맡았던 인물로,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과 함께 대장동 사업협약서에서 초과이익환수 조항을 삭제한 핵심 인물이라는 의혹을 받고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다가 전날 오후 8시 30분쯤 성남도개공 사옥 1층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 처장은 “대장동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서 직장생활 마무리를 정말 멋지게 해보고 싶었다. 회사에서 하라는대로, 회사가 정한 원칙대로 물불 안 가리고 성과를 내려고 했다”면서 “(그러나) 조사받는 지금은 나보고 알아서 하라는 거여서 아무도 나를 보호해주지 않는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에 조사받으러 간 검사실에서 성남의뜰 비상근 이사를 만났는데 그 사람은 대형로펌 변호사와 왔고 나는 혼자였다”며 “공기업 직원이 개인 일 한 것도 아니고 회사 일 했는데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부심을 품고 애착을 갖고 일했는데 이런 상상하지도 못할 일이 벌어져서 자부심, 자존감 이런 것들이 산산이 부서지고 무너지는 느낌”이라며 “앞으로 어떤 일을 하라고 그러면 과연 앞장서서 할 수 있을까…그게 가장 가슴 아리고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또 대장동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정민용 변호사에게 지난 9월 25일 비공개 자료인 민간사업자 평가배점표 등을 열람하게 해 감사를 받게 된 데 대해서도 거론했다. 정 변호사는 성남도개공에서 전략투자팀장으로 일할 당시 김 처장과 함께 민간사업자 선정 평가위원으로 참여했으며, 정 변호사와 김 처장 모두 화천대유 자산관리회사가 참여한 하나은행컨소시엄에 유리한 점수를 줬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 처장은 “밖에서 안 만나고 우리 직원들하고 공개적인 자리에서 보여줬다”며 “외부인이라고 생각 못 했고 불법이라고 생각 안 했다”고 했다. 그는 숨진 당일 성남도개공 감사실로부터 중징계 의결이라는 감사 결과를 통보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