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인터넷망이 25일 오전 11시 20분께부터 전국곳곳에서 장애를 겪고 있다. 사진은 이날 인터넷 연결이 끊어진 모바일과 PC화면. /연합뉴스

25일 오전 11시 30분쯤 배달기사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배달세상’이 갑자기 시끄러워졌다. 배달기사들은 KT 인터넷망이 잘 되냐며 확인하는 글을 올렸고, KT 인터넷이 안 된다는 답글이 속속 달렸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지역 KT 인터넷망이 이날 접속 장애를 일으켰다. 점심 시간 피크타임을 앞두고 있던 배달기사들은 KT 인터넷이 멈추면서 점심 장사를 망쳤다는 한탄을 쏟아냈다.

한 배달기사는 “콜을 받고 음식을 픽업했는데 배달 가는 길에 고객 주소가 뜨지 않아서 결국 배달을 포기하고 돌아왔다”고 했다. 다른 배달기사는 “KT 때문에 점심 배달을 한 건도 못 했다”며 “SKT로 갈아타겠다”고 했다.

다른 자영업자들도 난감한 상황을 겪은 건 마찬가지였다. KT 인터넷망 중단이 점심 시간대와 겹치면서 식당들의 타격이 컸다. 광화문에서 국밥집을 하는 A씨는 “한창 바쁠 시간인데 계산하려는 손님이 밀려 곤란했다. 지하 식당가 전체가 먹통이라 완전히 마비됐다”며 “전화까지 안되니 상황을 알 수 없어 답답했는데, 얼른 계산하려는 손님들이 줄을 서서 양해를 구해야했다”고 말했다.

왕십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모(52)씨도 카드 결제가 안 돼서 손님이 몇 팀이나 돌아갔다며 울상이었다. 이씨는 “두 명은 현금으로 결제하고 한 명은 계좌이체를 했지만 나머지 손님들은 결국 물건을 제자리에 놓고 돌아갔다”며 “한푼이 아까울텐데 답답하고 화가난다”고 했다.

서초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30)씨도 계산을 못하는 손님들이 밀리면서 난감했다고 전했다. 이씨는 “카드 결제도 안 되고 휴대폰도 먹통이라 계좌이체도 안 됐다”며 “시간이 조금 지나서 계좌이체가 되면서 간신히 손님들이 결제하고 나갈 수 있었다. 결제가 모두 막힌 동안에는 카페가 북새통이었다”고 말했다.

KT를 이용하는 택시기사들도 영문도 모른 채 장사를 망쳤다. 택시기사 송모(72)씨는 “11시 20분쯤부터 어쩐지 콜이 하나도 오지 않았다”며 “중요한 통신망 관리를 제대로 못하고 KT가 뭘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