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점을 조작하는 허위 리뷰 조작은 홍보·마케팅 업체가 음식점과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여기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직접 허위 리뷰를 올리는 아르바이트생(알바)이다. 포털사이트든 배달 앱이든 하나의 계정으로 한 음식점에 여러 개의 리뷰를 올리는 게 어렵다보니 업체들은 알바를 그때그때 모집해 이들의 계정으로 허위 리뷰를 올린다.

조선비즈는 이달 중순 직접 허위 리뷰 작성 알바 체험에 나섰다. 단속이 심해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몇 시간 만에 허위 리뷰 업체와 연락이 닿았다. 리뷰 작성 알바생을 모집하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리뷰알바/리뷰 모집 대표방’에는 많을 때는 1분에 서너 개씩 아르바이트 모집 글이 올라왔다.

지난 10일 오후 2시쯤 기자의 이름과 연락처,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앱 사용 가능 여부 등을 업체에 보내자 30분 만에 답장이 왔다. 과거처럼 음식을 직접 먹어보거나 식당을 방문하는 등 내 시간을 써야 할 필요도 없었다. 음식점에서 리뷰할 음식을 주문하고 선결제만 하면 됐다. 배달 앱으로 주문은 하되 음식은 받지 않는 것이다. 가상의 음식에 대해 3줄의 짧은 소감만 남기면 1500원의 알바비를 받을 수 있었다. 선결제한 비용도 알바비와 함께 입금되는 식이다.

배달의민족 별점을 조작하는 허위 리뷰가 만들어지는 과정. 마케팅 업체가 보내준 가이드라인(왼쪽)대로 허위 리뷰를 작성하고, 카카오톡(오른쪽)으로 이를 보고하면 업체가 선결제 금액에 알바비를 포함해 보내준다. /이신혜 기자

배달 앱 차원에서 허위 리뷰를 적발하는 것에 대해 불안감을 내비치자 이들 업체는 자신만만했다. 업체 관계자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고 설명했다. 가게를 직접 찾아가는 ‘만나서카드결제(미결제)’와 가게를 찾아가지 않고 선결제하는 ‘직접카드결제(선결제)’ 방식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결제를 하지 않는 ‘만나서카드결제’ 방식은 클린시스템에 잡힐 확률이 높고 이렇게 되면 배달 앱의 블랙리스트에 오를 수 있다”며 “반면에 선결제를 하고 결제액을 페이백 받는 방식은 클린시스템에 걸릴 확률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기자가 더 안전한 선결제 방식을 택하자 다음날 리뷰를 해야 할 업체 정보가 카카오톡으로 전달됐다.

기자에게 배정된 업체는 노량진의 한 횟집이었다. 업체가 지정해준 메뉴를 고르고 배달주소를 노량진역 인근으로 설정한 뒤, ‘포장’ 주문을 골랐다. ‘배달’을 선택하면 라이더가 배치되기 때문에 배달 앱 모니터링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게 업체의 설명이었다. 업체가 제공한 가이드라인대로 ‘OOOO리뷰 진행해용’이라는 문구를 배달 앱 요청사항에 썼다.

포장 준비 시간이 지나고 배달 앱에 음식을 수령했다는 메시지가 떴다. 리뷰를 작성할 시간이었다. 가이드라인대로 별점 5개를 주고 회가 싱싱하고 양도 충분하다는 리뷰를 작성했다. 업체가 제공한 사진도 넣었다. 리뷰를 쓰는데는 3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완성된 리뷰를 업체에 보내자 30분 뒤쯤 선결제 금액에 알바비 1500원을 합친 돈이 입금됐다.

서울 마포구에서 배달업체 관계자가 배달할 음식을 오토바이에 싣고 있다./ 연합뉴스

집이나 카페에서 다른 할 일을 하면서 업체가 지정해준 대로 틈틈이 리뷰만 작성하면 되는 일이었다. 허위 리뷰 아르바이트가 취업준비생이나 대학생들 사이에서 ‘꿀알바’로 통하는 이유다.

리뷰 아르바이트를 꾸준히 하고 있다는 취업준비생인 강예원(가명)씨는 “주위에 배민에서 배달 알바로 용돈을 버는 친구들도 있는데 솔직히 노력 대비 수입으로 치면 배민에서 배달하는 것보다 배민에 리뷰 쓰는 게 훨씬 이득”이라며 “큰 돈 벌 생각 없이 커피나 점심 값 정도 번다고 생각하면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업체는 다음 날에도 기자에게 ‘작업’을 할 식당 정보를 보내왔다. 새로 보내준 식당 정보를 찾는 김에 전날 작업한 횟집을 배달의민족에서 찾아봤다. 별점은 5점에 수백개의 ‘맛있다’는 리뷰가 달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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