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진한수 한국기자협회 자문 변호사가 '마이기레기닷컴' 운영진에 대한 고소장을 손에 들고 있다. /한국기자협회 제공

한국기자협회가 17일 오전 기자들 신상을 수집·공개해 인신공격 등을 일삼는 웹사이트 ‘마이기레기닷컴’ 운영진 등을 명예훼손, 업무방해, 모욕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진한수 한국기자협회 자문 변호사와 한국기자협회는 마이기레기닷컴 운영진 등에 대한 고소장을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접수했다. 해당 사건은 서대문경찰서 사이버수사팀에 배정될 예정이다. 고소장에는 이들이 기자 개인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해 기자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취재·보도 업무를 방해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국기자협회 관계자는 “명예훼손 등 불법 행위 정황이 감지된 불특정 다수의 계정을 고소했다”며 “구체적으로 몇 명에 대해 고소가 이뤄질 지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밝혀질 것”이라 말했다

지난해 3월 개설된 해당 사이트의 ‘기자위키’ 탭에는 이날 기준 6093명에 달하는 기자들의 신상이 올라와있다. 가장 최근 게시글은 지난달 29일에 올라왔는데 기자의 실명, 얼굴 사진은 물론 개인 SNS와 블로그 주소까지 적혀있다. 댓글창에는 외모 비하 등 기사 내용과는 무관한 원색적인 비난이 가득하다.

해당 사이트는 “서버가 외국에 있고 사이트 관리인도 외국 국적이니 고소 당할 걱정 말고 활동하라”는 운영방침을 통해 이러한 행위를 장려하고 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 사실을 드러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사람은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한국기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제출된 고소장에는 “기자에 대한 욕설과 경멸적인 감정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표현이 기재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소인들(사이트 운영진)이 특정 기자들에 대한 적대감을 갖고 이 사이트를 개설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실제 정보통신망법 위반 및 업무방해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 훼손, 모욕 등 이미 수많은 범죄행위가 (이 사이트에서) 자행되고 있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앞서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은 지난 7일 기자협회보를 통해 “그들(사이트 이용자)은 잘못된 언론 관행을 바로잡고 언론을 정화한다는 취지를 내세우지만 오보나 가짜뉴스와 전혀 상관 없는 기자들에게도 인신공격을 하고 있다”며 “명백한 범죄행위에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