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삼성화재 평사원협의회(평협) 노조에 대해 사측과 단체교섭을 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5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송경근 부장판사)는 지난 3일 한국노총 산하 삼성화재 노조가 삼성화재와 평협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단체교섭 중지 가처분신청 소송에서 원고의 신청을 받아들였다.
평협 노조는 삼성화재 내부에서 1987년부터 사우회로 운영돼 오던 평사원협의회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노조다. 지난 3월 서울지방노동청에서 설립신고증을 교부 받아 노동조합으로 모습을 변경해 활동해 오고 있다. 이들은 노동위원회에서 과반수 노조로 인정돼 삼성화재와 단체교섭을 진행 중이다.
재판부는 "평협 노조 설립과정에서 온라인으로 개최된 임시총회가 의결 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했고, 규약 변경 결의도 직접·비밀·무기명 투표로 이뤄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절차적 흠이 중대해 무효로 볼 여지가 매우 크다"고 판단했다.
이어 "평협이 회사를 위해 노조 대신 구성된 조직으로 삼성화재 내 '진성노조' 설립을 저지하고 회사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평협 노조의 자주성과 독립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2012년 공개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의 'S그룹 노사 전략' 문건이 평협 등을 노조 설립 움직임에 대한 '대항마'로 활용하거나 필요할 경우 '친사 노조'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한 점에도 주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