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서울 용산고등학교에서 열린 2021학년도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PEET)을 보기 위해 응시생들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오는 15일 치러지는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PEET)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는 응시가 금지됐다. 앞서 치러진 법학적성시험(LEET)이나 국가공무원 5급 공채 시험에서는 확진자도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형평성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11일 한국약학교육협의회(약교협)에 따르면 코로나 확진자는 오는 15일 전국 6개 지구 25개 시행기관에서 치러지는 2022학년도 PEET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약교협은 시험 공고를 통해 "시험 당일 기준 코로나 확진자는 시험 응시가 불가능하다"며 "확진자임을 증빙할 경우 응시료 환불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자가격리자 중 일부도 PEET 시험 응시가 불가능하다. 시험 당일 기준 방역당국으로부터 코로나 자가격리자로 통보된 수험생은 이날 낮 12시까지 약교협에 관련 신청서를 접수해야만 시험을 볼 수 있다. 12~14일 중 확진자와 밀접접촉해 자가격리 대상자가 되면 시험을 볼 수 없는 것이다.

1년에 한 번 치러지는 PEET 시험은 내년을 마지막으로 폐지된다. 기회가 두 번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수험생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수험생 A씨는 "지난해 공무원 시험도 확진자는 따로 시험을 볼 수 있었는데, 왜 PEET 수험생들은 시험 볼 자격을 박탈당해야 하냐"며 "증상이 의심돼도 검사를 안 받고 시험을 보려는 학생들이 과연 없을지 의문이다"고 전했다.

또다른 수험생 B씨는 "최근 PEET 관련 대형 학원 두 곳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누가 어디서 어떻게 코로나에 걸려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인데 무리하게 시험을 강행하는 건 방역 지침과도 어긋나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당장 이번 주가 시험이라 별도 시험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시험 연기를 해서 방침을 바꿔야 다른 수험생들의 안전이 보장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치러진 다른 자격시험은 코로나 확진자도 응시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PEET 응시생들의 불만은 더욱 크다. 지난달 진행됐던 법학적성시험(LEET)은 확진자도 시험을 볼 수 있었고, 올해 국가공무원 5급 공채 및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 역시 확진 판정을 받았어도 수험생이 시험 응시를 원할 경우 이를 허용했다.

헌법재판소도 국가시험에서 코로나 확진자라는 이유로 응시 자격을 박탈하면 안 된다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 법무부가 지난해 11월 변호사시험을 공고하면서 코로나 확진자는 응시 자격이 없다고 하자, 일부 수험생이 헌법재판소에 법무부 공고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당시 헌재는 "감염병 유행이 중한 단계에 접어들어 누구라도 언제든지 감염병에 노출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감염위험이 차단된 격리된 장소에서 시험을 치르는 것이 가능함에도 법무부 공고에 따라 응시 기회를 잃게 될 경우 직업선택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런 논란에도 약교협은 코로나 확진자는 응시 자격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약교협 관계자는 "행정적 절차나 수험생 안전 등을 감안했을 때 확진자 시험 응시는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현재까지 시험 계획에 변동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질병관리본부 등에서 나온 지침을 근거로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며 "확진자를 시험에 응시하지 못하게 한다고 해서 방역수칙을 어기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