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초고층 아파트·호텔단지 엘시티 특혜분양 의혹에 대해 5개월간 수사를 이어온 경찰이 '무혐의'로 수사를 종결했다.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엘시티 분양과정에서 유력인사들에게 분양권이 특혜 제공됐다는 의혹에 대한 진정을 수사한 결과 '불송치 결정'을 했다"고 4일 밝혔다. 혐의가 없거나 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앞서 경찰은 올해 2월 23일 진정인으로부터 엘시티 특혜분양 의혹에 대한 진정을 접수해, 지난 3월 수사에 착수했다. 진정서에는 "2015년 10월 엘시티 분양과정에서 시행사가 웃돈을 주고 분양권을 매집해 이를 유력인사에게 제공했고, 이 과정에서 계약금 대납이 있었으니 이와 관련된 뇌물 의혹을 수사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경찰은 정치권과 경제계 유명인사 등의 이름이 거론된 '엘시티 특혜 의심 명단(리스트)'을 확보해 수사를 시작했다. 세간에 떠돌던 128명의 이름이 적힌 리스트와 108명이 적힌 리스트 등 2개를 기반으로 취득 내역 확인에 나섰다. 또 경찰은 앞서 시민단체에서 '새치기 분양' 의혹을 제기한 43세대에 대해서도 함께 조사했다.
경찰은 사안에 대한 법률 적용을 다각적으로 검토했으나, 새치기 분양 등 주택법 위반 혐의는 공소시효 5년이 마무리됐다고 판단했다. 다만 공소시효 7년이 남아 있어 적용 가능했던 뇌물죄를 중심으로 수사를 진행했다.
경찰에 따르면, 리스트 속 인물 절반가량이 실제로는 엘시티를 전혀 구매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또 구매자 중 뇌물죄 적용이 가능한 공직자들로 십여명을 추렸지만, 이들 대부분이 엘시티 미분양 상태에서 구매해 특혜성으로 보기 어려운 시점에 샀고 시행사의 계약금 대납 등 정황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기존 부산지검에서 수사했던 43세대를 다시 뒤져 뇌물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부산시 전직 고위 공무원 A씨와 현재 부산구치소에 수감 중인 이영복 회장 등 2명에 대해서도 입건해 조사했지만, 뇌물 정황을 확인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에 대해서는 순번을 당겨준 것 자체가 뇌물이 될 수 있는지 검토했지만, A씨는 순번을 당겨 줬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고 계약금 변동 내역도 없어 이 사실만으로는 뇌물죄 적용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엘시티 특혜분양 의혹은 지난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제기되면서 선거 최대 이슈 중 하나로 작용했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당시 기자회견·보도자료 등을 통해 "해운대 엘시티 특혜분양 명단 상당 부분을 확인했고, 지역의 유력 법조인·언론인·기업인과 건설업자가 유착된 비리였음을 확인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부산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43세대에 대해 공소시효를 모두 흘려보내고 불기소 처분한 당시 검찰 수사팀에 대해 "봐주기 수사를 했다"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고발한 상태다. 43세대는 부산지검이 앞서 새치기 분양으로 엘시티 실소유주 이영복 회장 등을 주택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면서도, 특혜 분양 의혹이 제기된 세대는 기소하지 않아 논란이 됐던 세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