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1200명대까지 치솟은 가운데 여름 휴가 시즌이 다가오면서 코로나 대유행의 파고가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수도권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들이 여름 휴가를 비수도권으로 갈 경우 코로나가 전국적으로 유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지역 해수욕장 전면 개장 첫 주말인 4일 해운대해수욕장에서 피서객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날 높은 파도 영향으로 수영 금지가 내려졌다. 부산은 1일부터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가 적용됐으나 해운대해수욕장과 송정해수욕장에서는 4인까지만 모임이 가능하다. /연합뉴스

7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1212명으로 급증했다. 신규 확진자 수가 1200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 말 이후 처음이다. 국내 확진자 1168명 중 수도권에서만 990명(84.7%)이 발생했다.

이번 4차 대유행은 수도권의 젊은층을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최근 20대의 연령별 일평균 10만명당 발생률은 6월 1주차 1.4명에서 5주차 2.3명으로 급증했다. 30대도 6월 1주차 1.3명에서 5주차 1.6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6월 5주차에 20대 확진자만 1114명으로 집계되면서 큰 폭으로 확진자가 늘고 있다. 서울시에서도 코로나에 감염된 절반은 20~30대 확진자로 나타났다. 이날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발생한 신규 확진자 583명 중 49%는 20대와 30대 확진자로 집계됐다.

게다가 7~8월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이동량이 늘어나면 코로나가 지금보다 더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인터파크투어에 따르면 오는 7~8월에 호텔, 리조트, 풀빌라, 펜션 등 국내 숙박상품의 예약이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109% 늘어났다. 온라인몰 옥션은 지난 14~20일 국내 콘도 및 리조트 상품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주말과 겹치는 모든 공휴일을 대체 공휴일로 적용하면서 하반기 여행 수요는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 때문에 20~30대 젊은층의 백신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6일 수도권 방역 특별점검회의에서 “활동 반경이 넓고 활동량이 많은 젊은 층에 우선 접종을 할 수 있도록 서울시에 더 많은 백신을 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6일 오후 서울 홍대거리에서 경찰 기동대원들이 유흥시설 불법영업 및 범죄 예방을 위한 순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 젊은층들이 수도권에서 영업 금지된 유흥주점을 찾아 비수도권으로 원정을 다니다 코로나에 감염된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휴가철에 외지인들이 유흥주점과 클럽을 방문하면서 연쇄 감염이 일어났다. 현재까지 주점 관련 확진자는 방문자 21명, 종사자 2명, 접촉자 9명 등 32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서울 등 다른 지역 확진자가 13명으로 부산에서 유흥주점이나 클럽 등에서 유흥을 즐기다가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젊은층에 대한 백신 예방접종에 여전히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20~40대는 8월 중하순이 지나야 화이자 백신이나 모더나 백신을 접종할 전망이다. 방역당국은 18~49세 일반인의 경우 50대 접종이 완료되는 8월 21일 이후 사전예약 순서에 따라 선착순으로 접종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휴가철을 맞아 확진자가 급증할 수 있다며 방역 강화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방역을 대폭 강화하고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망설일수록 이동량이 많은 젊은층이나 다시 영업을 준비하던 자영업자에게 큰 피해를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특히 델타 변이 바이러스까지 겹치면서 휴가철에 코로나가 퍼질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어서 되도록 휴가를 떠나지 않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며 “직장, 학교 등 밀집된 곳에서 자가검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확대해 조기 확진을 늘려야 확산세를 막을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