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3일 캄보디아에서 스캠 사기 피의자 73여 명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송환돼 수사기관으로 압송되고 있다. /조선DB

캄보디아에서 중국인 총책이 만든 '리딩방 투자 사기' 조직에 가입해 한국인 조직원을 모으고 피해자들에게서 돈을 빼앗은 30대 한국인 남성에게 징역 6년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지난달 8일 범죄단체 가입·활동,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32)씨 사건 상고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앞서 한 중국인 총책은 캄보디아 프놈펜에 범죄단체인 리딩방 투자 사기 조직을 결성했다. 김씨는 지인의 소개로 2023년 12월 캄보디아로 이동해 중국 국적인 조선족 조직원에게서 '앞으로 한국인들을 상대로 주식 리딩방으로 사기를 치는 일을 할 거다. 같이 일하자'는 제안을 받아 승낙했다.

김씨는 이 조직이 2024년 1월 프놈펜에 사무실을 만들 때 모집책과 한국인 관리책으로 가입했다. 같은 해 2월에는 자신에게 연락한 A씨를 이 조직에 국내 모집책으로 가입시켰다. 이어 A씨를 통해 국내에 있던 3명을 영업팀원으로 가입시켰다. 김씨는 이들이 캄보디아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항공편을 제공했고, 범죄단체 활동 기간 관리했다.

이 조직 모집책은 영업팀원 1명을 모집할 때마다 1000~3000달러의 수당을 받았다. 또 해당 영업팀원이 올린 범죄수익의 10% 정도를 인센티브로 받았다.

김씨 등 조직원들은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공모주를 매수하고 상장이 되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거짓말하는 등의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허위 투자 사이트에 가입하도록 유도했다. 이들은 2024년 6월과 7월 피해자 28명에게서 투자금 명목으로 43억6321만원을 송금받아 빼앗았다.

김씨는 검찰 수사를 받으며 캄보디아로 간 경위에 대해 "결혼 준비로 돈이 필요했고, 운영하던 치킨집은 (결혼 할) 아내만 있어도 돌아가니, 솔직히 인터넷 찾아 보니 범죄 얘기가 있고 해서 걱정은 됐지만 이상한 일이면 돌아오면 되지 하고 와이프와 상의한 끝에 가게 됐다"고 말했다.

또 김씨는 한국인 조직원 중 일부가 텔레그램으로 자신에게 "살려 달라"고 연락하자 캄보디아로 가서 중국 국적 조선족 조직원에게 '한국인을 때리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조직원 중 한 명이 정신 이상 증세를 보여 한국으로 돌려보내기도 했다고 수사기관에 진술했다.

1심은 김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재판 과정에서 자신이 이 범죄단체에 직접 가입해 활동하지 않았고 지인을 소개시켜 줬을 뿐이라고 주장했으나 1심 재판부는 "김씨는 이 사건 범죄단체에서 한국인 조직원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판단했다.

2심은 항소를 기각했다. 2심 재판부는 "통화에서 김씨는 이 사건 범죄단체를 '우리'라고 일컬으며, 자신을 그 일원으로 표현했다"고 지적했다.

김씨가 다시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원심이 법리를 오해하지 않았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