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근로자가 운수회사로부터 받은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시 시내버스 노동자들은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돼야 한다며 지난해와 올해 초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30일 시내버스 회사 동아운수 근로자들이 사측을 상대로 낸 임금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일부 파기해 사건을 2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근로자들이 받아야 하는 수당이 2심 판단보다 더 많다고 봤다.
동아운수 근로자들은 통상임금에 정기상여금을 포함해야 하며, 이를 근거로 연장근로수당을 다시 산정해 지급해야 한다며 2016년 9월 소송을 제기했다. 또 차량 충전시간 등을 반영한 실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재산정한 수당도 요구했다.
사측은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또 근로자들이 실근로시간을 잘못 계산했으므로, 이들이 과다하게 받은 수당을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심은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실근로시간과 관련한 근로자들의 청구는 일부 인용했다.
2심은 지난해 10월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2024년 말 '재직자 조건'이나 '근무일수 조건'이 붙은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본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취지에 따랐다. 또 2심 재판부는 실제 근로시간을 근거로 연장·야간근로 수당을 산정했다.
대법원은 정기상여금을 반영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수당을 다시 산정하고, 근로자들이 덜 받은 수당을 사측이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2심 판결과 취지는 같지만, 구체적인 수당 산정 방식이 달라 사건을 일부 파기했다. 대법원은 노사 간 '실제 근로시간에 관계 없이 일정 시간을 연장·야간근로시간으로 간주한다'는 합의가 있었으므로, 실제 근로시간이 보장 시간보다 적더라도 합의된 보장 시간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파기환송심 판결이 확정되면 사측은 근로자들에게 2심에서 산정한 액수보다 더 많은 금액을 지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 시내버스 근로자들은 2024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반영해 달라며 곳곳에서 파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1월 13~14일에도 서울 시내버스 근로자들이 파업을 벌였다.
당시 서울시내버스노동조합은 동아운수 사건 항소심 판결을 기준으로 지급되지 않은 임금을 달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이 대법원 상고를 이유로 임금 지급을 거부했다고 설명했고, 지난 1월 노사 협상이 결렬돼 파업이 실시됐다.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면 시내버스 근로자들이 받는 수당 등 임금이 늘어난다. 이 경우 만성 적자 상태인 서울 시내버스 운수회사에 서울시가 재정으로 지원해야 하는 규모도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