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로고. /뉴스1

넷플릭스 한국 법인이 세무당국으로부터 부과받은 법인세 762억원 가운데 687억원이 취소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나진이 부장판사)는 28일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넷플릭스코리아)가 종로세무서장 등을 상대로 낸 법인세 등 부과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넷플릭스코리아가 취소 청구한 액수는 약 762억원이다. 법원은 이 가운데 687억원에 대한 취소 청구를 받아들였다.

이번 소송의 쟁점은 넷플릭스코리아가 네덜란드 소재의 해외 법인 NIBV(Netflix International B.V.)에 지급해 온 수수료를 '저작권 사용료'로 볼 수 있는지 여부였다.

그간 넷플릭스코리아는 NIBV와 계약을 맺고 서비스 구독자에게 영화와 드라마 등 콘텐츠를 유통하는 대가로 수수료를 지급해 왔다. 다만 이는 NIBV의 사업소득에 해당해 국내 과세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원천 징수하지 않았다는 게 넷플릭스코리아의 입장이다.

반면 과세 당국은 넷플릭스 코리아가 넷플릭스 영상 콘텐츠의 국내 복제·전송권을 가지므로 이를 NIBV의 저작권 사용료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 사용료로 볼 경우 '사용료 소득'에 해당하기 때문에 원천 징수 대상이란 게 과세 당국의 주장이었다.

재판부는 넷플릭스 코리아 측 입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원고가 지급한 돈을 영상 콘텐츠의 저작권 사용 대가라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국내 소비자에게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한 대가로 보인다"고 했다. 넷플릭스 코리아가 국내에서 넷플릭스 콘텐츠의 접근이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 역할에 그친다는 것이다.

재판부가 근거로 든 것은 금원 산정 방식이었다. 넷플릭스 코리아는 최종 사용자들로부터 받은 구독료 중에서 업무 수행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공제한 후 일정 영업이익을 보장하고 남는 금액을 NIBV에 지급하고 있다.

재판부는 "이러한 대가 산정 방식은 원고가 독립적으로 저작권을 사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라기보다는 원고가 수행하는 플랫폼 운영, 마케팅, 이용자 관리 등에 대한 일정한 수준의 영업이익을 보장하는 구조"라고 했다.

서울행정법원. /뉴스1

재판부는 그러면서 "넷플릭스가 원고를 중간매개자로 해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 자체가 국내 조세를 감소시키려는 목적의 조세 회피 행위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국내 구독자를 통해 얻는 소득 등에 비춰 실현되는 과세소득이 낮아 불합리한 결과가 도출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넷플릭스코리아의 자체 캐시서버인 'OCA(오픈 커넥트 어플라이언스)'에 대한 법인세 부과 처분은 적법하다고 봤다. OCA는 넷플릭스가 국내 ISP(인터넷 서비스 제공사)의 망에 설치한 자체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다. 해외 서버를 통해 매번 콘텐츠를 가져와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넷플릭스코리아 측은 OCA를 ISP에 무상 양도했으므로 자산이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넷플릭스코리아가 현실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자산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또 법인지방소득세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넷플릭스코리아 측 청구에 대해 법인세와 연동돼 계산되는 만큼 소송의 실익이 없다고 보고 각하했다. 각하란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한 사건에 대해 법원이 심리하지 않고 끝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