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태평양이 중국 특허 소송 제도와 대응 전략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열고 한국 기업들의 중국 특허 분쟁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
태평양은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한국 기업의 특허 소송 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여러 산업 분야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고, 최근 중국 특허 분쟁 제도 변화와 실무 대응에 대한 관심이 이어졌다고 태평양은 설명했다.
이번 세미나는 중국이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특허 분쟁의 핵심 무대로 부상하는 상황을 반영해 마련됐다. 중국 기업의 기술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중국 법원이 글로벌 특허 소송의 주요 관할지로 자리 잡고 있고, 중국에서 지식재산권(IP)을 행사하거나 중국 기업과 경쟁하는 국내 기업으로서는 현지 제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태평양 북경사무소 김경남 외국 변호사(중국)가 중국 특허 분쟁 환경의 변화를 설명했다. 김 외국 변호사는 "과거 한국 기업들 사이에서는 중국에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해도 실익이 크지 않다는 인식이 존재했다"면서도 "2014년 북경·상하이·광저우 지식재산법원 설립, 지식재산법정 확대, 2019년 최고인민법원 지식재산법정 출범을 통해 특허 등 기술형 사건의 상소심을 국가 차원에서 통일적으로 심리하는 구조를 갖췄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중국 특허 소송의 가장 큰 리스크였던 지역 편차와 예측 가능성 문제를 상당 부분 완화한 변화로 평가된다"고 했다.
김 외국 변호사는 기술 사건 처리 역량과 권리 구제 수준도 함께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기술조사관 제도 확대와 개정 특허법,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도입으로 침해 억지력도 높아졌다는 것이다. 그는 "북경 지식재산법원이나 최고인민법원 지식재산법정 통계에 따르면 외국 기업이 중국 법원을 반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며 "이는 중국이 더 이상 외국 기업에 낯선 분쟁 해결지가 아니라는 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태평양 IP그룹 김창환 변호사가 중국 특허 분쟁에서의 입증 전략과 징벌적 손해배상 실무를 다뤘다. 김 변호사는 "대륙법계 국가에서 특허권을 행사할 때 직면하는 어려움은 침해 증명의 어려움과 적은 손해배상금"이라며 "중국은 최근 지식재산권 민사소송에서 증거 관련 규정을 채택해 특허권자의 소송권 보호를 강화하고, 특허권 침해에 대해서도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했다. 이러한 제도 변화를 잘 활용해 중국에서 특허권의 적극적 행사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허권자는 침해 입증을 위해 침해 개연성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최대한 수집해야 한다"며 "손해액 입증이 부족한 경우에는 중국 법원에 증거보전이나 조사명령 등을 신청해 증거 확보를 시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고의로 특허권을 침해해 그 정황이 엄중한 경우에는 징벌적 손해배상이 가능하다"며 "중국 법원은 특허권자가 외국 회사이고 침해자가 중국 회사인 경우에도 징벌적 손해배상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하고 있다"고 했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태평양 IP그룹 김태균 변호사가 한국 기업의 대응 방안을 소개했다. 김 변호사는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중국 특허 분쟁 환경의 변화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대비해야 한다"며 "중국 특허 분쟁에서 활용할 수 있는 특허 현황을 점검하고, 실제 분쟁에 대응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침해 주장이 용이한 특허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충분한 건수의 특허를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또 "중국 특허 환경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며 "한국 기업들도 중국 로펌들과의 접점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에서 피고가 됐을 때의 사업상 리스크를 미리 점검하고, 협력 업체와의 책임 분담 및 공동 대응 체계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태평양은 1997년 국내 로펌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팀을 출범시켰고, 2004년에는 북경에 국내 로펌 최초로 현지 사무소를 열었다. 태평양은 현지 실무 경험과 중국 로펌과의 협업 체계를 바탕으로 중국 관련 ·지식재산 자문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