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판결을 헌법재판소가 다시 판단하는 이른바 '재판소원제' 시행 이틀 만에 총 36건의 사건이 접수됐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재판소원제가 실시된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간 접수된 재판소원 심판 청구 건수는 총 36건으로 집계됐다. 전자 접수 23건, 방문 접수 5건, 우편 접수 8건 등이다. 재판소원제 시행 첫날 하루에만 20건이 접수됐다고 한다.
재판소원제는 헌재 결정에 반하는 취지의 판결이나 기본권 침해가 있을 경우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헌재 심리 결과에 따라 법원의 재판이 헌법에 어긋난 경우 헌재는 해당 재판을 취소하고, 법원은 헌재 결정 취지에 따라 다시 재판해야 한다. 사실상 '4심제'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재판소원 1호 사건 청구인은 시리아 국적 외국인이다. 12일 0시 10분에 접수됐다. 지난 1월 대법원이 출입국 당국의 강제 퇴거 명령 및 보호 명령 취소 처분을 확정하자, 기본권을 침해당했다며 재판소원을 청구한 사건이다.
2호 사건은 '납북 귀환 어부' 고(故) 김달수씨 유족들이 제기했다. 김씨는 2023년 1월 재심에서 간첩 혐의로 무죄를 선고받은 인물이다. 이에 유족은 국가를 상대로 형사 보상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법정 기한을 초과해 형사 보상을 결정하자 지연 이자 지급을 요구하는 국가 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1·2심은 '훈시 규정에 불과하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고, 유족 측이 상고를 포기하면서 지난달 20일 확정됐다.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을 협박해 금품을 뜯어낸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을 확정받은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도 재판소원을 예고했다. 구제역의 법률 대리인 김소연 변호사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준희로부터 재판소원과 법왜곡죄 고소 등에 관한 사건을 위임받았다"며 "증거 능력과 증거 판단 등에서 위헌적인 수사와 재판이 있었다. 이를 바로잡을 수 있도록 재판소원 등을 추진한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께 감사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구제역뿐만이 아니다. 최근 대법원에서 대출 사기 혐의로 의원직 상실형을 확정받은 양문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재판소원 청구 가능성을 시사했다.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장영하 국민의힘 성남시 수정구 당협위원장도 재판소원을 청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헌재는 재판소원이 매년 1만~1만5000건가량 제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재판소원제 도입 전보다 3~4배 늘어난 규모다. 헌재는 오는 20일 재판소원 사전심사부 운영 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