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모습. /뉴스1

LG전자(066570)가 미국 반도체 업체 AMD의 특허를 사용하고 지급한 대금에 대해 국내에 법인세를 납부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앞서 대법원은 SK하이닉스(000660), 삼성SDI(006400)가 사용한 미국 특허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판단했다.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지난 8일 LG전자가 영등포세무서를 상대로 제기한 법인세(원천세) 경정 거부 처분 취소 청구 상고심에서 법인세 164억원을 돌려주라고 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15일 밝혔다.

LG전자는 AMD와 특허 기술 침해 분쟁을 벌이다 2017년 특허 상호 사용 계약을 체결했다. LG전자가 보유한 4개의 미국 특허권과 AMD와 그 자회사인 캐나다 법인 ATI가 보유한 12개 미국 등록 특허권을 상호 사용하는 대가로 LG전자가 AMD에 사용료를 지급하는 내용이었다.

LG전자는 2017년 10월 이 계약에 따라 AMD에 9700만달러(당시 환율로 1095억원)를 지급하면서 영등포세무서에 원천징수분 법인세로 15%에 해당하는 164억원을 납부했다.

LG전자는 2018년 3월 AMD의 특허는 국내에 등록돼 있지 않은 미국 등록 특허이므로, 사용료는 한미조세협약에 따라 과세 당국이 법인세로 원천징수할 수 있는 국내 원천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경정청구를 했다.

경정청구는 세금 신고 기한 내에 공제 누락, 비용 과소 계상 등으로 세금을 더 냈을 때, 법정 신고기한 후 5년 이내에 관할 세무서에 환급을 요청하는 제도다.

그러나 영등포세무서는 같은 해 8월 경정청구를 거부했다. LG전자는 다시 같은 해 10월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으나, 이듬해 3월 이 청구도 기각됐다. 그러자 LG전자는 법정으로 사건을 들고 갔다.

서울행정법원(1심)은 LG전자의 손을 들어줬다. 행정법원 재판부는 "국외에만 등록된 특허권 사용 대가는 특허권이 국내에서 제조·판매에 사용되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국내 원천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2심은 영등포세무서의 항소를 기각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국내 미등록 특허권의 특허 기술이 국내에서 사용되었다면 그 대가인 사용료 소득은 국내 원천소득에 해당한다"고 판단을 달리했다. 영등포세무서가 LG전자에서 거둔 AMD 특허 사용 관련 법인세 164억원은 정당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