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직원들에게 어느 정도 고정적으로 성과급을 지급했다면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하므로 퇴직금을 산정할 때 반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29일 삼성전자 퇴직자 15명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연 2회 목표 인센티브, 연 1회 성과 인센티브 지급

삼성전자는 취업규칙으로 정한 기준에 따라 근로자들에게 상반기와 하반기 연 2회 '목표 인센티브', 연 1회 '성과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삼성전자는 원고인 15명이 퇴직할 때 인센티브를 제외하고 산정한 평균임금을 근거로 퇴직금을 산정해 지급했다.

평균임금은 퇴직 전 3개월간 지급된 임금 총액을 총일수로 나눈 금액이다. 회사는 직원이 1년 근속할 때마다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평균임금이 증가하면 퇴직금도 늘어난다.

삼성전자의 목표 인센티브는 각 사업 부문과 사업부 성과를 평가해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돈이다. 성과 인센티브는 각 사업부에서 발생한 EVA(경제적 부가가치, 세후 영업이익에서 자본 비용을 뺀 금액)의 20%를 일정한 기준에 따라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돈이다.

◇삼성전자, 목표·성과 인센티브 모두 퇴직금에 반영 안 해

앞서 삼성전자 퇴직자들은 삼성전자가 목표 인센티브와 성과 인센티브 등 '경영 성과급'을 제외한 평균임금을 기초로 퇴직금을 산정해 지급했다며 미지급된 금액을 달라고 2019년 6월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대법원 판례가 2018년 변경된 데 따라 제기된 소송이다. 대법원은 기획재정부 평가에 따라 공공기관 직원들에게 지급된 경영평가 성과급은 근로의 대가여서 평균임금에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이후 민간 기업 퇴직자들은 '성과급이 퇴직금에 포함되어야 한다'며 소송을 잇따라 제기했다. 대법원에 계류 중인 사건만 10건이 넘는다.

삼성전자 측은 경영 성과급은 글로벌 경제와 경영진의 판단 등 근로자가 통제할 수 없는 요인으로 결정되므로 근로의 대가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과거에 지급했다고 앞으로도 계속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도 했다.

◇"목표 인센티브는 임금, 성과 인센티브는 임금 아니다"

대법원은 목표 인센티브는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하므로 퇴직금 산정에 반영되어야 한다고 봤다. 성과 인센티브는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다만 파기 취지를 고려해 퇴직금 차액을 산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원심 판결을 전부 파기했다.

대법원은 목표 인센티브에 대해 "근로자별 기준급을 바탕으로 사전에 확정된 산식에 의해 설정된다"며 "지급 규모가 사전에 어느 정도 확정된 고정적 금원"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전략 과제나 매출 실적 등 구체적 목표를 부여하고 성과에 따라 지급하므로 근로 제공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면서 "경영 성과의 사후적 분배가 아니라 근로 성과의 사후적 정산에 가깝다"고 했다.

반면 성과 인센티브에 대해서는 "EVA의 발생 여부와 규모는 근로 제공 외에도 자기 자본·타인 자본의 규모, 지출의 규모, 시장 상황, 경영 판단 등 다른 요인이 합쳐진 결과물"이라면서 "근로 성과의 사후적 정산이라기보다 경영 성과의 사후적 분배에 가깝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