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족 사이에 벌어진 재산 범죄는 처벌을 면제하는 형법상 '친족상도례(親族相盜例)' 규정이 폐지됐다.
법무부는 30일 친족의 범위에 관계없이, 친족 사이에 발생한 재산 범죄는 친고죄로 일원화하는 형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친족상도례 규정은 방송인 박수홍씨의 친형 부부가 박씨 출연료 약 60억원을 착복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로 수사를 받으며 주목받았다. 박씨의 부친은 검찰 조사에서 박씨 자금을 실제로는 자신이 관리했고, 횡령 주체도 자신이라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박씨 부친의 횡령 범행은 처벌할 수 없다. 현행 형법 328조 1항에 따르면 직계 혈족인 부모와 자식 사이에서 벌어진 횡령 범행은 처벌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친족상도례 규정이다. 이 때문에 박씨 부친이 친족상도례 규정을 악용해 박씨의 형이 처벌받지 않도록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친족상도례는 가족 간 재산 분쟁에 국가가 개입하지 않는다는 취지에서 1953년 형법에 도입된 특례 조항이다. 헌법재판소는 작년 6월 가족 간 재산 피해를 본 피해자가 적절한 형벌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후 정부는 헌재가 제시한 입법 시한인 올해 말까지 친족상도례 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을 추진해왔다.
형법 개정안에 따르면 친족 간 재산 범죄는 형 면제 대신 피해자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로 전환된다. 또 배우자의 직계 존속에 대해서도 고소할 수 있게 됐다. 개정된 친족상도례 규정은 헌재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을 때부터 발생한 사건에 소급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