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해제 표결 방해 혐의를 받는 추경호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2일 9시간 만에 종료됐다.

이정재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부터 11시 55분쯤까지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추 전 원내대표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열었다. 영장 발부 여부는 이르면 3일 새벽에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추 전 원내대표는 3일 오전 0시 3분쯤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와 '혐의를 어떻게 소명했냐'는 취재진 질문에 "성실하게 말씀 드렸다"면서 "법원의 공정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답한 뒤 법무부 호송차에 탑승해 경기 의왕의 서울구치소로 이동했다. 그는 서울구치소에서 영장 발부 여부를 기다릴 예정이다. 영장이 발부될 경우 즉각 서울구치소에 수감되며, 영장이 기각된다면 귀가하게 된다.

추 전 원내대표는 오후 2시 19분쯤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해 "정치적 편향성 없이 법원의 공정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했다. 다만 '계엄을 언제부터 알았는가', '실제로 표결 방해를 받은 국민의힘 의원이 있는데 한 말씀 해달라', '국민들께 어떤 입장인가' 등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날 영장실질심사에서는 내란특검과 추 전 원내대표측이 추 전 원내대표의 계엄 해제 표결 방해 여부를 두고 열띈 공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날 영장심사에 618쪽 분량의 의견서 123쪽의 별첨자료, 304장 분량의 PPT를 준비했다. 박억수 특검보와 최재순 부장검사 등 6명의 파견검사가 투입됐다. 추 전 원내대표 측 역시 검찰 출신 최기식 변호사를 포함한 6명의 변호인단을 꾸려 심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내란특검은 추 전 원내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협력할 목적으로 국민의힘 의원들의 표결 참여 방해를 시도했다고 주장한 반면, 추 전 원내대표 측은 국회 통제 상황을 고려해 의원총회 집결 장소를 변경했을 뿐이라고 맞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와 윤 전 대통령의 갈등 상황 등을 고려할 때 계엄 해제를 요청할 유일한 인물이었던 추 전 원내대표가, 집권여당의 원내대표로서 대통령의 권한 남용을 막을 의무가 있었음에도 계엄 해제를 위해 필요한 일체의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본다.

특검은 영장심사에서 추 전 원내대표가 계엄 선포 당일 오후 11시 22분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비상계엄에 협조해 달라는 취지의 전화를 받은 뒤 국민의힘 의원들이 계엄 해제 표결에 동참하는 것을 방해하기 위해 의원총회 장소를 세 차례 변경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우원식 국회의장이 밤 11시55분쯤 국회의원 전원에게 본회의 집결 지시를 했음에도 추 전 원내대표가 의총 장소를 국회에서 당사로 변경한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특검은 추 전 원내대표가 윤 전 대통령의 전화를 받기 전 홍철호 당시 정무수석비서관,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통화를 통해 국무위원들이 모두 계엄에 반대한 사실을 전해 듣는 등 위법성을 인식했음에도 이를 다른 의원들에게 알리지 않은 점도 추 전 원내대표를 구속할 필요성으로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추 전 원내대표는 자신이 실제 계엄에 동조했거나 표결을 방해했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특검이 '짜맞추기' 식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 직후 의원들에게 국회 본회의장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국회 예결위 회의장으로 집합하도록 공지했기 때문에 특검의 주장이 모순이라는 입장이다.

추 전 원내대표는 윤 전 대통령이 통화에서 '담화 내용을 미리 말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취지로만 말했을 뿐, 계엄 협조 요청을 했다는 특검의 주장은 '명백한 반대 증거를 무시한 궁예식 관심법'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사 집결 공지를 한 이유에 대해서는 국회 출입이 불가능한 의원들을 당사로 모이게 함으로써 계엄과 관련한 의원들의 총의를 모으기 위함이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대표의 요구를 거부했다는 특검 주장과 관련해선 한 전 대표와 의견을 교환했을 뿐이고, 국회 출입이 가능한 사실이 확인되자 의총 장소를 다시 국회로 변경하고 한 전 대표 등과 국회로 이동했다고 반박했다. 또 원내대표실과 국회 본회의장은 매우 가까운 거리이며, 국회의원은 각자가 헌법 기관이기 때문에 자신이 표결 참여를 막을 권한이나 명분도 없다고 밝혔다고 한다.

추 전 원내대표 측은 우 의장의 본회의 집결 지시 이후 의총 장소를 당사로 변경한 이유에 대해서는 경찰의 국회 재봉쇄로 출입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며, 본회의장 안에 있던 의원들의 이탈을 유도한 바도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