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뉴스1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로 검찰 지휘부가 연이어 사의를 표하면서 검찰 지휘부에 빈자리가 많아졌다. 고위간부급 검사들이 추가로 사퇴할 가능성도 점쳐지면서 수사·공소 기능 공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지난 17일 박재억 수원지검장과 송강 광주고검장이 사의를 표했다. 두 지검장은 검찰의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항소 포기와 관련해 노만석 전 검찰총장 직무대행에게 상세한 설명을 요구한 검사장 집단 성명에 이름을 올렸다. 박 지검장과 송 고검장은 이 일로 퇴임한 노 전 직무대행과 사법연수원 동기(29기)다.

송 고검장의 사표가 수리될 경우 전국 고등검찰청 6곳 중 부산고검을 제외한 서울·수원·대전·대구·광주고검 등 5곳에서 고검장이 공석이 된다.

여기에 지검장 중 가장 고참이었던 박 지검장의 사표가 수리되면, 전국 지검 중 송치 사건 수가 가장 많은(2022년 기준) 수원지검 역시 수장이 비게 된다. 2위인 서울중앙지검의 경우 정진우 지검장이 이미 대장동 항소 포기와 관련해 사의를 표한 상태다.

박 지검장은 '한국형 마약청(DEA)'으로 불리는 마약범죄 전담 합동수사본부의 첫 본부장을 맡을 예정이었는데, 그가 사의를 표하면서 합수본 출범도 연기됐다.

이미 120명의 검사가 내란특검(60명)·김건희특검(40명)·해병특검(20명)에 차출된 상황에서 지휘부까지 대거 이탈하자 검찰 기능이 유지되기 힘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문제는 간부급 검사들의 이탈이 추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관심은 일선 지검장들의 주축 기수인 연수원 30∼31기와 직전에 검사장으로 승진하기 시작한 32∼33기에 모인다. 이들 중 '동참자'가 얼마나 있을지에 따라 향후 줄사퇴 국면이 사그라들지, 더 확대될지 결정될 전망이다.

30기의 경우 이번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에서 한발 물러서 있던 이종혁 부산고검장,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 김태훈 서울남부지검장 등이 있다.

법조계 안팎에선 박 지검장과 송 고검장의 사퇴 시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 16일 법무부가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전원을 평검사로 인사 조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 하루 만에 사의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여당이 성명을 낸 검사들에 대한 징계나 '평검사 강등'을 검토한다고 밝히자 이에 대한 반발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대한 검찰 일각의 반발을 '집단 항명'으로 규정하며 정 장관에게 이들을 징계할 것을 요구했고, 법무부도 입장문에 이름을 올린 검사장 18명 전원을 평검사로 전보 조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향후 며칠간이 '줄사퇴 정국'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