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현 신임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17일 공식 업무에 돌입하면서 검찰 주요 지휘부에 대한 후속 인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장을 비롯해, 고검장급 등 주요 보직이 비어 있어 검찰의 현안 대응력과 조직 장악력이 악화된 상태다. 구 대행이 어떤 인사를 단행하느냐에 따라 향후 검찰 내부 균열이 확산할지, 봉합의 실마리를 찾을지가 갈릴 전망이다.
◇ '공백 상태' 중앙지검장 등 주요 지휘부 인사 급선무
구 대행은 이날 별도의 취임식 없이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오후 2시쯤에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의례방문(예방)했다. 통상 관례에 따라 취임 인사 차원에서 방문했다는 게 법무부 설명이다.
구 대행은 당장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항소 포기로 촉발된 내부 반발을 다독이고, 조직 안정화를 꾀해야 한다. 우선 조직 안정화 일환으로 검찰 후속 인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빅4′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장 인선이 최대 관심사다. 현재 김태훈 서울남부지검장과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두 사람은 지난 10일 대장동 항소 포기의 경위 설명을 요구한 검사장 18명 집단 성명에서 이름이 빠진 검사장들이다. 이들이 중앙지검장에 기용될 경우, 내부의 불만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상황이 이런데도 법무부는 성명에 참여했던 검사장들을 평검사로 전보하는 방안까지 공개 거론해 검찰 내부 반발은 더 커지고 있다. 검사장 전보는 법적으로 '징계'는 아니지만, 사실상 강등이라는 평가가 많아 전례도 극히 드물다.
구 대행은 이날 오전 출근길과 오후 법무부 청사 앞에서 인사와 관련한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같은 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출근길에서 "어떤 게 가장 좋을지 고민 중"이라며 "가장 중요한 건 법무부나 검찰이 안정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임 노만석 부탁' 검사징계법 폐지도 추진해야
구 대행 앞에는 더 민감한 과제도 놓여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제안한 '검사 파면 절차 간소화' 검찰청법 개정안과 검사징계법 폐지안이 국회에서 논의를 시작했다. 지난 14일 더불어민주당은 관련 법안을 발의하고 연내 처리 계획을 밝힌 상태다.
탄핵 절차 없이 일반 공무원처럼 검사를 파면할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으로,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과 조직 안정성을 크게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전임 노만석 전 대행이 퇴임식에서 "검사 징계 등 논의를 멈춰달라"고 공개적으로 호소한 것도 이런 상황을 의식한 발언이었다. 사실상 구 대행은 전임이 남긴 정치적 시험대를 그대로 떠안은 셈이다.
내년 10월로 예정된 '검찰청 폐지' 시계도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검찰청 조직을 해체하고 법무부 산하로 통합하는 정부 개편안이 예정돼 있어, 구 대행은 정부와 검찰 조직 사이의 가교 역할도 해야 한다.
다만, 구 대행이 문재인 정부 초기에 '법무부 탈검찰화'를 논의한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직속 법무·검찰개혁단장을 맡았던 경험이 있었던 만큼, 양측의 이견을 조정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구 대행은 청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97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대검과 중앙지검, 법무부 등 검찰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친 정통 엘리트로 평가된다. 사법연수원 29기로 사퇴한 노 전 대행과 동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