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뉴스1

검찰이 지난 7일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항소를 포기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검찰이 대장동 사건으로 부동산 개발 업자들이 얻은 수익을 추징할 수 없게 됐다는 게 야권의 주장인데, 법무부는 피해자가 민사 소송으로 피해금을 보전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장동 개발 사건과 관련해 검찰은 시행사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등 일당이 벌어들인 7886억원 중 7814억원을 추징해 달라고 법원에 요구했다. 검찰은 이들이 직무상 비밀을 이용했다며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또 대장동 개발 사업 일당들이 주고받은 뇌물 등도 추징액에 포함시켰다.

재판부는 1심 판결에서 추징금을 473억원으로 깎았다. "피고인들이 이용한 서판교 터널 위치 정보 등은 직무상 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에 무죄 및 면소 판결했다. 배임에 따른 범죄 수익과 뇌물 등만 추징금으로 결정됐다.

검찰은 김만배씨에 대해 6111억원을 추징하려 했으나, 1심 재판부는 428억원만 인정했다. 환수하지 못하게 된 금액은 5683억원이다. 화천대유의 자회사 '천화동인 4호'를 소유한 남욱씨에 대해 검찰은 1010억원을 추징하려 했으나, 1심 재판부 결정에 따라 남씨는 이를 전액 가질 수 있게 됐다.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면 '불이익 변경 금지 원칙'에 따라 피고인에 대한 형량이나 추징액을 1심보다 높일 수 없다. 이에 따라 김만배씨는 최소 5683억원을, 남욱씨는 1010억원을 챙길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나경원·조배숙·송석준·박준태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은 전날(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항소 포기로 대장동 일당에 대한 추징금 7814억원의 국고 환수 기회가 박탈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패 집단에게 천문학적 이익과 면죄부를 주고, 성남시 수뇌부의 책임을 꽁꽁 숨겼다"며 "국민의 상식과 법치의 요구에 정면으로 어긋난 중대한 사안"이라고 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0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며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 결정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추징금과 관련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범죄 수익을 추징하지 못한다'는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정 장관은 "범죄수익환수규제법이나 부패재산몰수법에 의하면 몰수나 추징은 피해자가 없는 경우 국가가 대신하는 것"이라면서 "이 사건은 피해자가 있다"고 했다.

이어 "일부 2000억원 정도는 몰수, 보전돼 있고, 이 사건 피해자로 규정돼 있는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민사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7000억원도 (검찰이) 공소 유지를 잘해서 항소심에서 (정당한 수익을 넘어선) 범위가 확정되고, 민사(소송)에서 입증을 제대로 하면 (배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같은 주장이 나왔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재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대장동 민간 사업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하고 있다"며 "배임죄가 유죄로 선고되면 구체적인 손해배상 금액은 민사 소송에서 확정될 것"이라고 했다.

추징은 형사 절차로, 범죄자가 불법적으로 얻은 이익을 국가 재정에 귀속시킨다. 피해자들은 부패재산몰수법에 따라 몰수·추징된 범죄 수익은 피해자가 돌려받을 수 있다. 피해자 환부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피해자가 돈을 받으려 소송을 할 필요는 없다. 민사 소송에서 피해자가 승소하면 가해자는 정해진 손해배상 금액을 피해자에게 지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