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정다운

태국에서 마약을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려던 혐의로 기소된 마약 수입·운반책 등 3명이 항소심에서 모두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일당 중 운반책 2명은 1심에서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제7형사부(이재권 부장판사)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대마) 등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3명에 대한 2심 재판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모두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마약을 수입해 운반을 지시한 주범 A에게는 징역 6년, 운반책인 B와 C에게는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태국 마약상에게 돈을 주고 마약을 구매한 뒤, 국내로 들어온 마약을 유통시키려 한 혐의를 받는다. A가 구매한 마약이 국내로 들어오면 B와 C가 수거한 뒤 마약상과 접촉해 이를 유통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파악한 검찰이 마약상으로 위장해 일당과 접촉하여 검거한 것으로 전해졌다.

1심에서는 A의 혐의만 대체로 인정됐고 B와 C의 혐의는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A는 C에게 우편물을 받아달라 부탁했고, C는 B에게 이를 대신 받아달라 부탁했다"며 "A는 우편물이 마약이라 C에게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B와 C는 해당 우편물이 불법적 물건이라 인식할 수 없었다"고 했다. 또 "A는 B와 C에게 우편물을 받아 준 금전적 대가를 주지도 않았다"며 "B와 C가 A의 범행에 가담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다만 B는 조사 과정에서 대마를 소지하고 있던 점이 확인돼 이 부분은 유죄로 인정됐다. 결과적으로 1심 재판부는 A에 징역 8년, B에 징역 1년 6개월 및 집행유예 3년, C에 무죄를 선고했다.

2심에서는 B와 C의 혐의가 인정됐다. 2심 재판부는 "A가 C에게 '초록색은 따로 포장해라', '30밀리 3통 10밀리 1통'과 같은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는데, C는 아무 응답 없이 물건을 운반했다"며 "물건의 정체를 몰랐다면 내용을 이해할 수 없는 메시지임에도 응답하지 않았다는 건, C가 물건의 정체와 메시지의 취지를 모두 알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같은 이유로 B 또한 이 사건 우편물 등이 마약이라는 걸 알았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했다.

B와 C의 범행 가담을 부정해 온 A가 2심 들어 태도를 바꾸고 이들 범행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2심 판결문에 따르면 A는 "1심 재판이 끝나고 1년간 구속돼 있으면서, 징역 8년을 감수하고 거짓말을 끝까지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2심 재판부는 "원심과 달리 항소심에서 일당의 범행을 전부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징역 6년을 선고했다. 1심보다 2년 줄어든 형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