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때 국회와 중앙선관위원회 등에 군 병력 투입과 국회의원 체포 등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내란 중요 임무 종사·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됐다. 이 사건으로 계엄군 지휘부가 구속된 건 여 전 사령관이 처음이다.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 뉴스1

14일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내란 중요 임무 종사 등 혐의를 받는 여 전 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발부 받았다"고 밝혔다.

여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충암고 후배로 이번 비상계엄을 사전에 알고 있었으며 계엄 전후 과정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여 전 사령관이 계엄령 선포 직후인 3일 오후 10시 27분 김 전 장관에게 14명의 체포 명단을 받았고, 김대우 전 방첩사 수사단장에게 이들을 체포해 수도방위사령부의 구금시설로 이동시키라고 지시했다고 보고 있다.

체포 대상은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학영 국회부의장,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조해주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 김명수 전 대법원장, 권순일 전 대법관,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김민웅 촛불행동 대표(김민석 의원 친형), 유튜버 김어준씨,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었다.

여 전 사령관은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기 직전에 김대우 전 수사단장에게 재차 연락해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대표, 이재명 대표를 최우선으로 체포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 전 사령관은 또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에게 "선관위에 병력을 투입해 영장 없이 전산 자료를 확보하라"고 지시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검찰은 여 전 사령관의 구속영장에 '윤 대통령 등과 공모해 의회제도와 권력분립제도를 제한하거나 국가기관 기능을 정지하고 언론, 집회결사의 자유 등을 제한하거나 침해하는 내용의 포고령 1호를 발령했다'는 내용을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방부는 여 전 사령관을 지난 6일자로 직무 정지했다. 여 전 사령관은 이날 법원에서 열리는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포기했다. 여 전 사령관은 국방부 기자단에 보낸 입장에서 "지난 12월 3일 장관의 명을 받고, 명령을 이행하여야 한다는 의무감과 이로 인해 빚어질 제반 결과 사이에 심각하게 고민하였으나, 결국 군인으로서, 지휘관으로서 명령을 따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의 판단, 행위와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그에 대한 법적 책임을 온전히 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