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플랫폼 잡코리아가 경쟁사인 리멤버앤컴퍼니(전 드라마앤컴퍼니·이하 리멤버)로 임직원들이 이직하자 리멤버를 상대로 유인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잡코리아와 리멤버 로고. /각 사 제공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0부(재판장 임해지 부장판사)는 잡코리아가 리멤버와 전 임직원 A, B씨를 상대로 낸 유인금지·전직금지 가처분 신청을 지난 4일 기각했다.

A씨는 2022년 9월 잡코리아 임원으로 선임됐다. 당시 계약서에 '임원은 재직기간 만료일로부터 2년 동안 이사회 사전 서면 동의 없이 회사 또는 자회사의 임직원을 고용하거나 회사 또는 자회사로부터의 이직을 권유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A씨는 2023년 11월 잡코리아에서 퇴사하면서는 '퇴사 후 2년 동안 경쟁사에 근무하지 않고, 잡코리아에 재직 중인 임직원을 고용하거나 경쟁사에 취업 권유, 알선하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비밀 유지 및 경업 금지 서약을 하고 그 대가로 1억원을 받았다.

그러나 A씨는 같은 해 말 리멤버에 입사했다. 잡코리아는 A씨에게 약정 위반을 통보했고, 양측은 A씨가 1억원을 반환하는 조건으로 더 이상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

일단락되는 듯했던 갈등은 B씨의 퇴사로 다시 불거졌다. B씨는 2022년 7월부터 잡코리아에서 사업 지원, 영업 기획 등 업무를 맡았다. B씨는 2024년 4월 퇴사하면서 '잡코리아 퇴사 후 임직원의 이직과 관련한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된 보안 서약을 했다. 여기에는 재직 중 취득한 영업 비밀, 자산 등과 관련한 정보와 자료를 모두 반납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그런데 B씨는 퇴사 전인 2024년 2월 이미 잡코리아 직원 4명에게 리멤버로 이직을 제안한 것으로 파악됐다. 잡코리아에 따르면, B씨는 이들의 이력서를 검토해 주거나, 리멤버 면접 과제에 대해 상담을 해줬다고 한다. 실제로 이들 중 3명은 같은 해 리멤버로 이직했는데, 이들 중 1명은 "B씨로부터 전 임원인 A씨가 '나머지 1명은 안 데리고 오냐'는 얘기를 들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이에 잡코리아는 "이들은 공정거래법 45조 1항과 회사와의 약정을 위반했다"며 A, B씨와 리멤버에 대해 유인 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B씨에 대해서는 전직금지 가처분도 신청했다. 청구 금액은 1억5000만원이었다.

법원은 잡코리아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공정거래법 45조 1항은 '사업자'에 대해 불공정거래행위를 금지하므로, 임직원인 A, B씨는 이에 따른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다. 약정 위반에 대해서는 "(이직한 직원의) 진술만으로 A씨가 이직을 유인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B씨는 '퇴사 후' 임직원 이직 관련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약정했으므로, 퇴사 전 행위를 두고 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또 B씨에 대한 전직금지 가처분에 대해서는 "B씨가 잡코리아 영업 비밀 관련 파일을 소지했다는 사실도 소명되지 않았고, 만약 소지하고 있다고 해도 B씨가 잡코리아 재직 당시 해당 파일에 접근 권한이 있었던 이상 이를 부정한 수단으로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단지 잡코리아에 재직할 당시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영업비밀을 침해하거나 그럴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리멤버에 대한 유인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회사가 A, B씨의 행위를 지시했다거나 이들의 행위를 알고도 묵인했다는 등 사실을 소명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어 리멤버가 불공정 거래행위를 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잡코리아는 법원 결정에 불복해 지난 7일 항고장을 제출했다.

리멤버는 이날 "자사는 법원의 가처분 신청 기각 결정을 환영하며, 상대 측의 일방적인 주장과 법적 이의 제기 행위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자사는 특정 회사 출신의 인력을 의도적으로 채용하려 한 바 없으며, 합법적으로 원칙을 준수해 경력 채용 과정을 진행했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