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이 13일 퇴임하며 “검찰을 악마화 하는 사람들 속에서 소명의식과 책임감으로 버텼지만 국민의 기대에 온전히 미치지는 못했다”고 했다. 지난 2022년 9월 16일 윤석열 정부 첫 검찰총장으로 임명된 이 총장은 이날 퇴임식을 끝으로 약 2년간의 총장 임기를 마치게 된다. 차기 검찰총장으로는 심우정 법무부 차관이 부임한다.

이원석 검찰총장(왼쪽)이 1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직원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총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이해관계에 유리하면 환호하며 갈채를 보내고, 불리하면 비난하고 침을 뱉어 검찰을 ‘악마화’하는 현상이 심화됐다”고 했다. 이어 “한쪽에선 검찰독재라 저주하고, 한쪽에선 아무 일도 해낸 것이 없다고 비난한다”며 “만약 그 일이 상대 진영에서 일어났다면 서로 정반대로 손가락질하며 평가했을 일을, 옳고 그름이 아니라 오로지 유불리에 따라서만 험한 말들을 쏟아내는 것이 솔직한 현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검찰이 세상사 모든 일을 해결해 줄 ‘만능키’라고 여기는 사람들과 검찰을 악마화하는 사람들, 양측으로부터 받는 비난과 저주를 묵묵히 견디고 소명의식과 책임감으로 버터온 시간이었다”고 했다. 이어 “마주하는 모든 일마다 오로지 ‘증거와 법리’라는 잣대 하나만으로 판단하고 국민만 바라보고 결정하려 노력했지만, 국민의 기대와 믿음에 온전히 미치지는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 총장은 “국민들이 검찰에 원하는 일, 즉 국민이 필요로 하는 일을 먼저 찾았다”며 “민생범죄 대응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는 결론을 금세 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폭력·디지털성범죄, 스토킹, 혐오범죄, 전세사기, 보이스피싱, 아동학대, 마약, 음주운전, 금융·증권범죄에 역량을 집중했다”고 했다. 또 “교복, 가구, 아이스크림과 같은 소비재부터 조달청 발주 철근, LH 발주 감리 담합과 같은 공공재까지 담합 불공정거래를 엄벌하고 서민의 물가를 잡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실력과 겸손을 갖춘 검찰구성원들의 저력을 기대하고, 또 믿는다”며 “‘공직자가 힘들어야, 국민이 편안한다’는 믿음을 갖고 국민을 섬기는 검찰을 만들어 가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