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머니상품권 발행사 해피머니아이엔씨가 28일 기업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티몬·위메프는 해피머니상품권을 액면가에서 5~7% 할인된 금액으로 판매했다. 앞서 티몬·위메프의 환불, 정산 지연 사태가 촉발된 이후 해피머니 상품권이 가능했던 가맹점들이 사용 중단을 선언, 소비자 피해가 커졌다.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티몬·위메프 정산·환불 지연 사태로 사실상 사용이 정지된 해피머니 상품권 피해자들이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 뉴스1

28일 서울회생법원은 전날 해피머니아이엔씨가 회생 절차 개시 및 자율 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ARS·Autonomous Restructuring Support Program)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안병욱 회생법원장이 재판장을 맡는 제1부에 배당됐다. 재판부는 이날 보전처분 및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이는 자산과 부채를 동결하고 강제집행과 가압류, 가처분 등 개별적 채권 회수를 금지하는 절차다. 법원은 다음 달 3일 오후 3시 해피머니아이엔씨 대표자 심문을 비공개로 진행한다.

해피머니아이엔씨는 티몬·위메프 사태와 관련해 기업 회생을 신청한 네 번째 회사다. 해피머니아이엔씨는 티몬, 위메프 같은 이커머스를 통해 상품권을 판매해 돈을 번다. 해피머니아이엔씨의 작년 감사보고서를 보면, 상품권예수금(상품권을 판매한 금액)이 2022년 620억원에서 작년 1471억원으로 급증했다. 1만원짜리 상품권을 티몬에서 9000원에 팔았다면, 상품권이 사용된 가맹점에서는 일정한 수수료를 뗀 대금(가령 8500원)만 해피머니에 청구한다. 이커머스에서 상품권 대금이 정산되지 않으면서, 해피머니아이엔씨가 가맹점에 지급해야 할 돈도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7월 29일 티몬과 위메프가 기업 회생을 신청했고 이달 16일 인터파크커머스도 신청했다. 세 기업 모두 현재 ARS 절차에 돌입했다. ARS는 기업 회생 개시를 1개월 간 보류하고 기업과 채권자가 자율 구조조정 방안을 찾도록 시간을 주는 것이다.

해피머니아이엔씨는 수년째 부채총계가 자산총계보다 큰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해피머니의 부채총계는 2960억원으로 자산총계(2406억원)를 넘어섰고 현금 보유량은 435억원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티몬, 위메프 등 이커머스에 상품권을 아무런 문제 없이 할인 판매해왔다. 티몬·위메프 사태가 불거진 이후 해피머니상품권 가맹점들이 상품권을 이용할 수 없다고 선언하면서 현재 판매된 상품권이 휴짓조각으로 전락한 상태다.

이에 경찰에 해피머니와 관련한 고소·고발 50여건이 접수된 상태다. 현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금수대)가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