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뉴스1

‘최태원-노소영 이혼 소송’의 항소심 재판부가 17일 재산분할 관련 계산 오류를 인정하고 판결문을 수정하면서 1조3000억원대 재산분할 액수가 줄어들 것인지가 주목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아주 치명적이고 큰 오류라서 이를 바로잡고자 상고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측은 “최 회장 측 주장에 의하더라도 (재산분할 액수) 결론에는 지장이 없다”고 했다. 결국 최종 판단은 대법원에서 내려지게 됐다.

논란의 발단은 서울고법 가사2부(재판장 김시철)가 최 회장과 노 관장 이혼 소송 항소심에서 현재 SK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SK㈜의 모태 대한텔레콤 주가가 최 회장 재임 기간에 355배 상승했다고 잘못 계산한 것이다. 이 계산은 1998년 대한텔레콤 주가를 100원으로 입력해 나온 결과인데 당시 대한텔레콤 주가는 1000원으로 확인됐다. 최 회장 재임 기간 주가가 35.5배 상승했다고 계산해야 옳은 것이다.

쟁점은 이번에 항소심 재판 과정에 생긴 계산 오류가 판결문을 수정하는 경정(更正)만으로 치유될 수 있는 것인지 여부다. 민사소송법 211조에는 ‘판결에 잘못된 계산이나 기재,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잘못이 있음이 분명한 때에 법원은 직권으로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경정 결정을 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최 회장 측은 이번 계산 오류가 판결문 수정으로 끝날 사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최 회장 측 법률 대리인은 기자단에 보낸 입장문에서 “100원을 1000원으로, 355배를 35.5배로 수정하더라도, 기존 오류를 전제로 하여 판단한 수 많은 내용들이 수정될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단순한 계산 오기가 아니라 판단의 전제가 된 중요한 사항에 큰 영향을 미친 판단 오류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SK 측 관계자는 “재판부가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비율을 65대 35로 정한 주요 이유 중 하나가 회사를 최 회장이 키웠다는 것인데 그 전제가 바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종현 명예회장의 기여도가 125배, 최태원 회장이 35배로 바뀌면 현재 SK그룹은 최 명예회장이 성장시킨 회사가 되고 노 관장과 부부 공동 생활을 통해 (회사 성장에) 기여한 부분은 그만큼 줄어 재산분할 비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했다.

한편 대한텔레콤 주가를 100원에서 1000원으로 바꾸더라도 재산분할 비율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현직 판사는 “노 관장의 경영상 기여로 (SK그룹) 주가가 많이 상승했다는 내용이 판결문에 충분히 언급되어 있다”라며 “(대한텔레콤) 주가가 몇배로 올랐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