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전직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 씨가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야구 국가대표 선수 출신 오재원(39)씨가 마약을 상습 투약한 혐의로 17일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김연실)는 이날 오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보복협박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오씨는 지난 2022년 11월부터 1년간 11회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하고 지난해 4월 지인의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 약 0.4g을 보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오씨는 지난해 1월부터 지난 3월까지 지인 9명에게서 89회에 걸쳐 수면제인 스틸녹스정 2242정을 수수하거나 지인의 명의를 이용해 스틸녹스 20정을 매수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운영하던 야구 아카데미 수강생이나 학부모들에게 대리 처방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인인 A씨가 필로폰 투약을 신고하려 하자 오씨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망가뜨리고 협박한 혐의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 마약류 확산세에 엄정히 대처하고 경찰과 협의해 공범 및 여죄에 대해 계속 수사하겠다”며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씨는 지난달 9일 함께 있던 A씨의 신고로 한 차례 마약 혐의 관련 조사를 받았지만,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고 마약 간이시약 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아 귀가했다. 정밀 검사 결과를 기다리던 경찰은 오씨의 마약 투약 단서를 확보해 19일 체포했다. 법원은 지난달 22일 “도망할 우려가 있다”며 오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오씨는 지난 2007년 두산베어스에서 데뷔해 2022년 은퇴하기 전까지 16시즌을 한 팀에서만 뛰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금메달), 2015년 WBSC 프리미어12(우승),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선수 생활을 끝낸 이후에는 스포츠 전문 채널에서 야구 해설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