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인 SPC그룹 회장. /뉴스1

파리바게뜨 제빵 기사들에게 민주노총을 탈퇴하도록 지시한 의혹으로 한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던 허영인 SPC 회장이 1일 2차 조사에 불출석했다. 허 회장 측은 병원에 입원 중이어서 출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부장검사 임삼빈)가 이날 오전 9시30분까지 허 회장에게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라고 했지만, 허 회장은 건강 악화를 이유로 응하지 않았다. 지난달 25일 비공개 출석해 이뤄진 조사에서도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1시간 만에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SPC 관계자는 “허 회장은 건강이 안 좋아 입원 중이고, 의료진의 소견서를 검찰에 제출했다”며 “의료진은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허 회장은 최대한 검찰에 출석해 성실히 조사를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허 회장의 불출석 사유를 검토한 뒤 재차 출석을 요구할 전망이다. 허 회장이 계속 응하지 않으면 검찰이 신병 확보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SPC그룹이 2019년 7월부터 2022년 8월까지 자회사 PB파트너즈의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에게 탈퇴를 종용하고 따르지 않으면 승진 인사에서 불이익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PB파트너즈는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양성 등을 담당한다. 검찰은 SPC가 사측에 친화적인 한국노총의 조합원 확보를 지원하고, 한국노총 노조위원장에게 사측 입장에 부합하는 인터뷰를 하거나 성명을 발표하게 한 것으로도 의심한다.

검찰은 이런 행위를 주도한 혐의로 지난 22일 황재복 SPC 대표를 구속 기소했다. 황 대표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허 회장의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