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편성권 확보를 숙원과제로 삼고 있는 법원이 법원행정처장 직속 예산안심의위원회(위원회)를 신설한다. 22일 행정처는 '예산안심의위원회 설치에 대한 내규'를 제정해 다음달 1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행정처장 직속 상설회의 기구로 위원장인 기획조정실장 포함 10명 이내로 구성된다. 위원회는 사법부 예산요구서를 작성해 행정처장에게 보고하는 역할을 맡는다. 현재는 사법부 예산과 관련해 행정처장 자문기구가 따로 없다.
위원회 신설과 관련해 행정처는 "예산요구서에 대한 체계적인 심의와 사법부 재정운용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게 지원해 사법부 예산·회계업무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대외기관 신뢰성을 제고해 사법부 예산 자율성, 독립성 확보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행정처가 중장기적으로 예산 편성권 확보를 위한 사전 작업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예산 편성권 확보는 사법부의 오랜 숙원이다. 현행법상 예산안 편성과 제출은 정부만 할 수 있고 국회가 심의·확정권을 갖는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지난달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예산편성권과 법률안 제출권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금은 저희한테 전혀 권한이 없기 때문에 자꾸 정치권에 부탁을 하게 되고, 그 부탁을 하게 되면 역으로 정치권에서 또 이제 사법부에다가 자기들의 부탁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사법부와 입법부가 제출한 예산요구서를 대통령이 별도의 검토 및 수정을 거치지 않고 국가 전체 예산안에 그대로 포함시켜 의회에 송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작년 안철상 당시 대법관은 사법권 독립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사법부에서 입안된 예산안이 행정부에 의해 임의로 수정되지 않고 그대로 심의될 수 있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제도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