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사건'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송영길 전 대표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피의자의 정당한 방어권은 보장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구속의 필요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8일 오전 10시부터 약 6시간 25분 동안 송 전 대표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송 전 대표는 심사를 마치고 취재진을 만나 "검찰은 관련 피의자들을 5~6번씩 소환해서 조사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정근(민주당 전 사무부총장)은 기소 중인데도 불러다가 또 조사하고 추가 진술을 받았다"며 "자신들에게 유리한 진술로 압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3~4월 총 6650만원이 든 돈 봉투가 민주당 의원과 지역본부장 등에게 살포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정당법 위반)를 받고 있다. 또 2020년 자신의 외곽 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문제 연구소'(먹사연)를 통해 총 7억63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있다. 검찰은 이 중 4000만원이 야수국가산업단지 내 소각처리시설 신·증설 추진에 대한 부정 청탁과 함께 건네진 뇌물(특가법상 뇌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날 미리 준비한 500여쪽 분량의 의견서와 250여쪽 분량의 프레젠테이션(PPT)을 바탕으로 구속 필요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거 인멸이 우려를 주된 이유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 전 대표는 "압박 수사 과정에서 사람이 죽을 수도 있고, 몇 사람은 치료도 받았다"며 "그런 사람들 위로해 줘야 하는 거 아니냐. 전화했다고 '증거인멸이다'고 말하면 너무 불공정한 게임"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허위의 진술을 강요하거나 사주하지 않는 이상, 피의자의 정당한 방어권은 보장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는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 당내에 돈 봉투를 돌리는 데 송 전 대표가 관여한 혐의가 소명되는지, 그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는지 등이 결정적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박용수 전 보좌관,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이정근 민주당 전 사무부총장과 공모해 자신의 선거운동을 돕던 윤관석 전 의원에게 국회의원들에 돌릴 돈봉투 20개를 제공한 혐의가 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법원은 양측 주장을 검토한 뒤 이날 밤늦게나 이튿날 새벽 구속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