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건희 회장이 소유하다 유족들이 2021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국보 '인왕제색도'를 돌려달라며 한 서예가 자손이 낸 소송을 법원이 각하했다. 각하는 소송이나 청구 요건을 갖추지 못했을 때 본안 심리 없이 재판을 끝내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1부(재판장 김상우)는 7일 서예가 손재형의 장손 손모씨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낸 소유권 확인 소송을 각하했다.
재판부는 손씨가 소유권 확인 소송을 함으로서 얻는 이익이 없어 각하한다고 설명했다. 손씨 주장대로 인왕제색도 소유권이 본인 집안에 있다면 대한민국이나 삼성 일가를 상대로 인도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맞다는 판단이다.
손씨는 작년 4월 조부 손재형이 소유하고 있던 인왕제색도가 1970년대 삼성가에 부당하게 넘어갔다고 주장하며 소유권 확인 소송을 냈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인 손용 중앙대 명예교수가 조부의 심부름으로 이병철 회장을 만나 돈을 빌린 뒤 인왕제색도를 맡겼다고 주장했다.
인왕제색도 그림 보관증을 집에 뒀으나, 1975년 조부가 병으로 쓰러지자 숙부 2명이 삼성에 보관증을 넘기거나 파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삼성 측은 손씨가 근거 없는 주장을 한다는 입장이다. 인왕제색도는 이건희 회장과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부부가 첫번째로 수집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장이 2020년 별세한 후 유족들은 인왕제색도를 포함한 미술품 총 2만3000여점을 국가에 기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