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노조 조합원들이 받은 티셔츠. 찢기고 항의 문구가 적혔다. /조선DB

티셔츠 제작 업체와 짜고 억대 '리베이트'를 받은 기아차 노동조합 간부가 재판에 넘겨졌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1부(부장검사 조희영)는 업무상 배임, 배임수재, 입찰방해 등 혐의로 기아 노조 총무실장 A씨를 구속기소 했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해 9월 쟁의기금 수억원을 들여 단체 티셔츠 2만8200벌을 구매해 조합원들에게 나눠줬다. A씨는 1장당 1만300원인 티셔츠를 1만5400원인 것처럼 부풀렸고, 이런 수법으로 1억4000만원을 업체로부터 챙겼다.

납품업체 선정은 공개입찰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A씨는 입찰에 참여한 다른 업체가 더 높은 가격을 쓰도록 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쓴 B업체가 낙찰되도록 관여한 것으로 조사했다.

티셔츠를 받은 조합원들은 재질이 좋지 않고, 라벨이 소위 '짝퉁'으로 의심된다는 등 '재고품을 구매한 것 아니냐'는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걸레짝 같은 쓰레기를 사 왔느냐" "개나 입혀라" 등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티셔츠의 가격에 대한 근거를 공개하라고 노조 측에 요구했다.

노조는 '협력업체가 옷을 만드는 과정에서 일부 착오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해당 사안을 국민신문고로 진정하면서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노조원들과 납품업체 관계자 등 11명을 입건해 수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A씨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한 B업체 관계자 3명을 포함해 입찰가를 조작해 준 상대 업체 관계자, 리베이트를 A씨에게 이체하는 과정에 개입한 노조 관계자 등 11명도 관련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아울러 A씨가 취득한 범죄수익 1억4000여만원, B업체가 티셔츠값 차액으로 남긴 4100만원 상당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을 청구했다.

검찰은 입찰 과정에서 추가 관련자가 개입했는지 여부는 물론 구조적인 비리가 있는지 등도 지속해서 수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