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울산과학기술원(UNIST)을 찾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학생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울산=김민소 기자

“온다. 온다. 장관님 팬입니다. 사진 한 번 찍어주세요.”

24일 오후 3시 울산과학기술원(UNIST) 110동 2층 복도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이날 한 장관은 ‘과학기술 우수 외국인 인재 유치 및 정착 지원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UNIST를 찾았다. 한 장관 방문 소식이 알려지자 그의 실물을 보려는 학생들과 교직원, 학부모까지도 모두 한 자리에 모였다.

한 장관과 셀카를 찍으려는 인파도 한 줄로 서 있었다. 3시 2분쯤 그가 복도 초입에 들어서자, 앞에 서 있던 사람들은 “카메라 켜. 온다! 온다!”고 외치며 뒷사람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학생증을 목에 멘 UNIST 재학생들도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 한 장관이 가까이 오자 학생들은 인파를 헤치며 “정말 팬인데 한 장만 찍어도 될까요”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한 장관은 갑작스러운 셀카 요청에도 적극 응하는 밀착 행보를 보였다. 준비한 종이와 펜을 꺼내 들며 사인을 해달라는 이들에게도 “성함을 알려달라”며 이름과 사인을 함께 써줬다. 복도에 모인 이들의 사인과, 악수, 사진 촬영 요청이 끊이지 않자 “행사가 끝나고 하겠다”며 서둘러 간담회장에 들어갔다.

24일 오후 울산과학기술원(UNIST)을 찾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간담회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울산=김민소 기자

간담회는 한 장관 발언으로 시작됐다. 한 장관은 “저는 대한민국 외국인 출입국 비자 정책 책임이 있기 때문에 이 자리에 왔다”고 운을 뗐다. 그는 자리에 참석한 외국 국적 학생들을 향해 “20대인 여러분이 70대가 돼도 대한민국에서 연구하고 성과를 내고 기여해 주길 부탁드린다”며 “그동안 출입국 정책이 과학 기술 우수 인재에 대한 부족한 대접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이닉스와 삼성 반도체의 나라인 한국은 여러분이 공부하고 연구할 길이 열려 있다”며 “여러분 같은 과학 인재가 대한민국에 지내는 것에 대해서 최소한만 신경 쓸 수 있도록 정책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 장관은 “비자 문제 때문에 골치 아파서 다른 나라로 가서 성과를 내지 말고 그 부분을 해결할 테니 대한민국에 더 기여해달라”고 외국 학생들에게 부탁의 말을 전했다.

앞서 한 장관은 이날 오전 울산 HD현대중공업 본사에서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10년 뒤엔 외국인의 자발적 기여를 유도하는 동시에 외국인 유입에 따른 내국인 불안을 잘 다스리는 나라가 세계를 선도할 것이다”며 “우리나라가 그런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에 잘 적응하는 외국인 위주로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서 장기적으로도 함께 살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과학기술 우수 인재는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파격적인 혜택을 줘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