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 유치원 붕괴' 사건 관련자들이 1심에서 모두 유죄를 선고받았다. 안전 불감증과 불법 재하도급 등 총체적 부실을 드러낸 사건이라고 판단한 검찰은 사고 발생 3년 만인 지난해 2월 이들을 기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 박소정 판사는 30일 오전 산업안전보건법과 건축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현장 감리와 시공을 맡은 실무자 등 6명 모두 기소 사실을 유죄로 판단했다.
현장 감리단장이었던 A씨에게 징역 6개월을, 공사 하도급 업체 대표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최초 공사 수주 시공사, 하도급·재하도급 업체와 각 임직원에겐 500만원∼2000만원의 벌금형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동작구청에 신고하거나 재차 심의를 거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의적으로 판단해 공사를 강행했다"며 "그 결과 상도 유치원이 붕괴되는 등 큰 인명피해를 초래할 뻔했다"고 판시했다.
상도유치원은 2018년 9월 6일 인근 다세대주택 공사장 흙막이가 무너지며 붕괴되는 사고를 겪었다. 밤 11시를 넘은 심야에 사고가 나서 원생 등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당시 안전진단에 참여했던 전문가들이 사고 발생 수개월 전부터 붕괴 위험을 경고했으나 시공사와 감리회사는 이 사실을 외면한 채 공사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일 낮까지 원생들이 유치원에 머물러 대형 참사가 벌어질 수도 있었다.
검찰은 시공사 현장 책임자들이 사고 석 달여 전 안전진단에서 급격한 변이가 발생한 사실을 알고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봤다. 1주일에 2회 실시해야 하는 안전 계측도 사고 당일 전까지 2주 넘게 진행하지 않았다. 철근 부착력을 확인하는 인발시험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붕괴 사고 두 달여 전 공사 구간 상부에서 흙이 흘러내리고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쓰레기 매립지가 발견됐으나 공사 중지나 공법 변경 등 대응도 마련하지 않았다. 특히 토목공사 하도급을 불법으로 재하도급한 업체는 건설업으로 등록되지 않은 무자격 업체로 조사됐다.
흙막이를 설계한 토목기사가 다른 토목설계 업체 명의를 빌려 공사에 참여한 사실도 공소장에 담겼다. 검찰은 자격증 등을 불법 대여한 업체 대표도 함께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