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고가 미술품에 조각 투자하는 가상화폐인 '피카(PICA) 코인' 사기 사건과 관련해 이희문(35) 씨를 소환 조사했다. 이 씨는 '청담동 주식부자'로 유명세를 탔던 이희진(37) 씨의 동생이다. 검찰은 이 씨 형제가 피카 코인 발행사인 피카프로젝트의 대표 송 모(23·구속기소) 씨와 공모해 코인 거래량을 부풀리고 시세조종(market making)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재력 자랑하던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 씨. / 연합뉴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단장 이정렬 부장검사)은 지난달 31일 이희문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씨에 대한 소환 조사는 지난달 말 여러 차례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피카 코인은 피카프로젝트가 고가의 미술품을 '조각 투자' 방식으로 공동 소유할 수 있게 해준다며 발행한 가상화폐다. 미술품 조각 투자는 1개의 미술품을 여러 명이 나눠서 투자하는 방식이다. 소액으로 고가 미술품에 대한 소유권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피카프로젝트 대표인 송 씨와 성 모(44) 씨는 지난달 9일 구속기소 됐다. 허상에 가까운 사업 모델을 내세워 투자자를 끌어모은 뒤 코인의 거래량과 시세를 조작해 338억원을 가로챈 혐의다. 검찰은 이 사건 피해자가 1만 4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송 씨의 사기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씨 형제가 범행에 가담한 정황을 포착했다. 지난 1월에는 이씨 형제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씨 형제가 피카 코인 외에 다른 코인의 시세조종에도 연루된 정황을 포착해, 계속해서 수사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 형제가 시세조종에 연루된 코인이 피카 만이 아닌 것으로 보여 다방면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형인 이희진 씨 역시 소환할 방침이다.

이희진 씨는 2013년부터 여러 방송에 출연해 주식 투자로 큰 수익을 냈다며 고가의 부동산과 차를 자랑해 '청담동 주식부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2014~2016년 비인가 투자회사를 세워 약 130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 등으로 2016년 구속기소 됐다. 이 씨는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2020년 3월 만기 출소했다. 검찰은 이 씨가 출소한 해에 가상화폐 컨설팅을 해준다는 명목으로 송씨와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