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일 율우 홈페이지

지난달,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의 이혼 사건 대리인단에 돌연 새로운 로펌이 이름을 올렸다. ‘세기의 이혼’이라고도 불리는 1조원대 소송전에 뒤늦게 합류한 로펌은 법무법인 율우. 노 관장을 대리해 1심에서의 패배를 딛고 ‘설욕전’을 치를 전망이다.

율우가 노 관장 편에 서게 된 이유는 대리인단에 속해있던 김기정(사법연수원 16기) 전 서울서부지방법원장이 최근 법무법인 클라스에서 율우의 대표변호사로 옮겼기 때문이다. 율우에 새롭게 둥지를 틀며 담당하던 사건까지 들고 간 것이다.

율우는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로펌은 아니지만 화제가 될 만한 큼직한 사건들을 잇달아 맡으며 사세를 확장하고 있는, 서초동에선 ‘알 사람은 다 아는’ 펌이다. 그러나 율우의 명성에 더 크게 기여한 요인은 따로 있다. 바로 윤석열 대통령과의 인연이다.

◇한동훈 장관, 김건희 여사 대리…尹 최측근 조상준 전 국정원 기조실장도 거쳐

법무법인 율우는 지난 2013년 전우정(26기) 대표변호사가 주축이 돼 설립한 로펌이다. 전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과 수원지검 성남지청 등을 거쳐 2007년 변호사로 개업했으며, 2008년엔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실 민정2비서관실 특별감찰반에 근무한 이력이 있다.

전 변호사는 율우를 설립하고 2년 뒤 대검찰청에서 정보통신과장으로 근무했던 김종필(27기) 변호사를 영입했다. 전 변호사와 김 변호사 두 사람 모두 윤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변호사는 2020년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서 한동훈 법무부장관을 대리한 이력이 있다.

그 외에도 율우의 전현직 변호사들 중에는 윤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인 것으로 알려진 인물들이 여럿 있다. ‘윤석열 사단’으로 불리는 최측근 조상준(26기) 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도 2020년 9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율우 대표변호사를 맡은 바 있다.

조 전 실장은 2006년 대검 중앙수사부에서 ‘론스타 헐값 매각’ 사건을 수사하며 윤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으며,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었을 때 대검 형사부장(검사장)을 지낸 인물이다. 율우에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의 변호를 맡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 법무부 공안기획과장, 대검 공판송무과장 등을 역임한 이상호(22기) 대표변호사도 윤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한국타이어 조현범 배임 사건, 위메이드 ‘위믹스’ 소송전에도 이름 올려

김기정 변호사가 율우의 대표변호사 중 한 명이 됨에 따라, 율우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1조원대 이혼소송 대리인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율우 소속의 판사 출신 김호진(26기)변호사도 함께 노 관장 대리인단에 합류했다.

율우에서 굵직한 사건들을 잇달아 수임하는 데 상당한 공을 세우고 있는 인물은 이정석(22기) 대표변호사로 알려졌다.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끝으로 법복을 벗은 이 변호사는 2020년 3월 율우에 합류했다.

한 대형 로펌 관계자는 “고등법원 부장판사나 고검장 이상 출신은 3년 취업 제한이 걸려있어 연 매출액 100억원 이상 대형 로펌에 취업하지 못하는데, 이정석 변호사도 마찬가지”라며 “현재 활동 중인 고법 부장 출신 변호사 중에서도 이 변호사가 단연 활발하게 활동하며 사건을 많이 수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율우는 그 외에도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의 횡령·배임 및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 사건도 맡고 있다. 검찰 수사 단계에서는 조남관 전 고검장이 주도적으로 담당했는데, 현재 공판 단계에선 율우의 전우정·김종필 변호사 등과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주로 맡고 있다.

율우는 위메이드의 가상자산 ‘위믹스’ 상장폐지 가처분 소송도 맡았다. 김앤장, 법무법인 화우와 함께 위메이드를 대리하고 있다. 율우에서는 이정석 변호사가 주축이 됐다. 상대 측인 두나무 등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대리인단에는 법무법인 광장, 세종이 이름을 올려 법조계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