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수지.

가수 겸 배우 수지(28·본명 배수지)를 '국민호텔녀'라고 표현한 것은 모욕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표현의 자유 영역에 해당한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A(44)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2015년 수지 관련 언론 기사에 '언플이 만든 거품, 그냥 국민호텔녀', '영화폭망 퇴물 수지를 왜 B(다른 연예인)한테 붙임? 제왑(JYP) 언플 징하네'라는 댓글을 달아 수지를 모욕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 과정에서는 '거품' '국민호텔녀' '영화 폭망' '퇴물'과 같은 표현이 수지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모욕적 단어인지가 쟁점이 됐다. A씨 측은 "연예기획사의 상업성에 대한 정당한 비판의 표현이자 연예인에 대한 관심 표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1심은 "'거품' '국민호텔녀' '영화 폭망' '퇴물'과 같은 표현이 수지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모욕적 언사라고 보기에 충분하다"며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수지가 연예인으로 공적 관심을 받는 인물이라 할지라도, 이런 표현이 사회 통념상 허용되는 범위 내에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2심은 1심 판단을 뒤집고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연예인과 같은 공적 관심을 받는 인물에 대한 모욕죄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때는 비연예인과 같은 기준을 늘 적용할 수 없다는 취지에서다.

대법원은 이 판결을 다시 뒤집으며 사적 영역에 대한 비하인지, 공적 영역에 대한 비판인지를 구분해 '국민호텔녀'는 모욕죄가 성립된다고 봤다.

대법원은 "수지가 대중에게 호소하던 이미지와 반대되는 이미지를 암시하면서 수지를 성적 대상화 하는 방법으로 비하한 표현"이라며 "여성 연예인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모멸적인 표현으로 평가할 수 있고 정당한 비판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다만 '거품' '영화 폭망' '퇴물'과 같은 표현은 공적인 영역에 대한 비판으로 보고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