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CEO) (블룸버그 Bloomberg 갈무리). /뉴스1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LUNA)와 테라UDS(UST) 투자자들이 두 암호화폐의 개발자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는 루나와 테라로 인해 재산 손해를 입은 투자자들을 모집하고 있다. 엘케이비는 권 대표를 상대로 형사고소와 각종 재산에 대한 가압류 등 법적조치에 들어갈 계획이다.

특히 엘케이비 소속 변호사도 루나 투자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 자본시장법팀과 지적재산권팀 소속 변호사들이 나서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엘케이비는 권 대표 외에도 공동불법행위자 범위를 어디까지 넓힐 수 있을지, 권 대표 등이 보유·은닉하고 있는 재산을 어떻게 회복해 투자자들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는 지난 7일(한국 시각) 시작됐다. 지난 4월 5일 118달러(15만원)까지 치솟은 루나는 한 달 만에 99% 이상 폭락했다. 일주일 전까지 전 세계 암호화폐 시장에서 시총 10위권 안에 들었던 유망한 코인이었지만 며칠 새 휴지 조각이 된 셈이다.

이 때문에 루나에 투자했다가 막대한 손해를 봤다는 투자자들의 피해 호소 목소리가 커졌다. 한 누리꾼은 루나에 18억원을 투자했지만, 99.74%의 손실률을 기록해 485만원밖에 남지 않았다고 사진과 함께 인증 글을 올리기도 했다. 국내 4대 코인 거래소에서 루나를 보유한 투자자는 약 20만명으로 추산된다.

루나 투자자들은 권 대표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논의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온라인 카페 ‘테라·루나 코인 피해자 모임’에는 이날 기준 회원 1590명이 모였다. 이들은 테라와 루나 폭락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을 모아 경찰서 등에 고발장을 접수할 계획이다.

카페 운영자는 “대표들은 루나 가격이 부진하던 지난해 초 연 20%의 역대급 고이자를 미끼로 스테이킹 상품을 출시했다”면서 “수많은 사람이 루나 코인을 구매해 테라 지갑으로 보냈고 루나 가격을 끌어올렸고, 사기꾼들은 천정부지로 오른 코인으로 엄청난 재산상의 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해외 투자자들도 움직이고 있다.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 따르면 최소 1000명 이상의 싱가포르인들이 루나와 테라로 인해 손실을 입었다며, 권 대표에 대해 사기 혐의로 고발하고 경찰에 조사를 요청했다. 공개된 싱가포르 경찰 보고서에는 “루나에 투자한 뒤 돈을 잃은 시민을 위해 고소장을 제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