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내부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저지하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헌법에 규정된 거부권(재의요구)을 행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관계기관 등 충분한 논의 없이, 졸속으로 검수완박 법안이 이대로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될 경우에는 윤 당선인이 취임 이후에라도 공포를 취소하는 '고강도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준희 인천지방검찰청 부장검사(52·사법연수원 31기)는 28일 '졸속 입법된 검수완박 법안을 그대로 공포하는 것은 대통령과 정부의 직무유기'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냈다.
장 부장검사는 "헌법 53조에서 규정한 재의요구 권한은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한 '대통령직 인수' 업무 중 하나"라며 "법무부장관, 검찰총장, 법제처장 등 관계기관 장에게 '검수완박 법률안'에 대한 자료·정보 또는 의견의 제출 등 협조를 요청(관련 법률 제7조·제12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직 인수 과정에서 혼란과 책임 소재 불분명으로 인한 국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문재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직접 만나 법안의 문제점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만약 문 대통령이 헌법과 국무회의 규정 법제업무 운영규정 등에서 정한 기간(15일) 동안 재의요구를 위한 검토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고 그대로 공포한다면, 윤 당선인이 공포를 취소하는 '고강도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당선인이 취임한 이후, 국무회의를 새롭게 거쳐 '검수완박 법안' 공포를 취소하고 국회에 재의를 요구하는 방법이다.
장 부장검사는 "이러한 '법률공포행위 취소' 논의가 역사상 유례 없을 정도로 얼마나 고강도 방안인지, 또 관련 규정도 명확히 없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의회 민주주의를 잠탈하고 졸속 추진돼 위헌성이 큰 법률안으로 국민 전체가 피해 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공익적 필요성이 큰 만큼 전혀 불가능한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헌정 사상 유례없이 단기간에 국회법 규정을 무시하고 법안 내용도 제대로 알리지 않은채 졸속으로 추진 중인 검수완박 법안의 심각한 문제들을 바로잡기 위한 최후의 방법이 아닐까 한다"고 덧붙였다.
장 부장검사는 특히 박범계 법무장관과 김오수 검찰총장이 내달 3일 국무회의에서 문 대통령의 재의요구 필요성을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의장 중재안, 법사위 소위 논의안, 안건조정위 통과안, 법사위 전체회의 통과안, 본회의 통과안이 모두 달라 법률 전문가와 언론조차 법안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헌법에서 보장한 15일간의 정부 내 숙려기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채 그대로 공포되면 그 피해는 모두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